지난 10월 30일, 경기 양평 KTM 오렌지 개러지는 오렌지빛 피로 흥분한 미디어 관계자들로 들썩였다.
이날은 KTM 코리아가 국내 쿼터급 모터사이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새롭게 짤 390 ADVENTURE R, 390 ENDURO R, 390 SMC R의 미디어 런칭 및 시승회를 개최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단순한 파생형 모델이 아니라 어드벤처, 엔듀로, 슈퍼모토라는 각 장르에 타협 없이 KTM의 진심을 구현한 3개의 모델이 베일을 벗고 압도적인 잠재력을 선보였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KTM 코리아 윤정현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신형 390 시리즈가 KTM의 정신을 가장 순수하게 집약한 모델”임을 강조했다. 이어지는 프레젠테이션은 KTM이 이 쿼터급 머신들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었다. 각 모델의 명확한 콘셉트와 최신 주행 보조 기술, 강화된 하드웨어 사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동일한 엔진과 프레임을 공유하지만, 각기 다른 지향점과 장비 구성으로 가격마저 차별화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드디어 세 바이크가 가진 각기 다른 질감을 직접 느껴볼 시간이 왔다.
390 ADVENTURE R 쿼터급에 강림한 랠리 머신
약 30km의 온로드 A코스 에서 390 ADVENTURE R은 안정적이고 스포티한 투어링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이 바이크의 진가는 별도로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에서 드러났다. 21인치 프런트 휠은 장애물을 가볍게 돌파했으며,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다재다능함’으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390 ENDURO R 타협을 거부한 진짜 엔듀로
390 ENDURO R은 듀얼 스포츠라는 어설픈 타협을 뛰어넘어, 전/후 230mm의 압도적인 서스펜션 트래블을 확보했다. 시트고는 높지만 워낙 차체가 슬림해 어드벤처 R보다 오히려 발 착지성 부담이 덜하다.
오프로드 코스에서 390 ENDU RO R의 노면 추종성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거친 노면의 충격을 모조리 흡수하며 흔들림 없이 주파하는 강력함 그 자체였다. KTM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ABS다. 전/후 ABS를 완전히 해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로드에서는 타이어가 잠기며 흙더미(턱)를 만들어 제동거리를 줄여야 하고, 바퀴가 공중에 뜨는 상황에서 ABS의 개입은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진짜 오프로드를 아는 라이더를 위한 KTM의 배려다.
390 SMC R 아스팔트를 지배하는 도시의 악동
와인딩 로드가 포함된 온로드 A코스 에서 390 SMC R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다.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슈퍼모토 감각은 스로틀을 여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이 재미를 뒷받침하는 것 역시 KTM의 전자장비다. 3가지 주행 모드(레인, 스트리트, 스포츠)는 물론, 리어 ABS를 해제하고 프런트 ABS의 개입 시점을 늦추는 ‘슈퍼모토 ABS 모드’를 탑재했다. 이는 라이더가 리어 슬라이드나 스토피 같은 슈퍼모토 특유의 과격한 주행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이날 주어진 짧은 시승 시간은 이 3대의 머신이 가진 다면적인 퍼포먼스와 압도적인 잠재력을 평가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 짧은 경험만으로도 이것이 KTM 모터사이클의 기술력이자 매력임을 깨닫기엔 충분했다.
390 ADVENTURE R의 다재다능함, 390 ENDURO R의 타협 없는 오프로드 성능, 390 SMC R의 짜릿한 민첩함. KTM은 쿼터급이라는 한계 안에서 3개의 장르를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현재 1차 물량이 입고되어 사전 계약 고객에게 인도가 시작되었으며, 2, 3차 물량 역시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다.
쿼터급이라는 한계 안에서 3개의 완벽히 다른 ‘R’을 제시한 KTM의 전략이 2026년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 ‘오렌지 쇼크’를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