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회장과 함께 떠나는 바이크 투어] 태국 제2의 도시 란나타이의 수도 치앙마이 도착

M스토리 입력 2025.10.17 13:53 조회수 467 0 프린트
치앙마이 최고의 쇼핑 타운인 마야몰

말레이시아 페낭을 떠난 나는 인생의 제3의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Chiang Mai) 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치앙마이 H.O.G 챕터의 라이더 친구 ‘피악(Piak)’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그가 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치앙마이 챕터와 연결해준, 태국에서의 첫 번째 라이더 친구다. 우연히 그의 큰딸을 비행기 안에서 만난 적도 있는데, 그녀는 태국 최대 항공사인 타이항공의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치앙마이 호그 챕터의 라이더 친구 피악이 치앙마이 공항으로 마중나왔다.
이전에 지면을 통해 잠시 소개했듯, 치앙마이는 한국인들에게도 이미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태국의 대표 휴양도시다. 아열대성의 무더운 기후를 피해 방콕과 중·남부 지역의 현지인들이 여름이면 북부의 선선한 기후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실제로 한여름에도 치앙마이의 아침·저녁 기온은 다른 지역보다 약 3~5도 낮아, ‘태국의 대관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약 700년의 찬란한 역사를 지닌 치앙마이는 타이 전통문화의 발상지이자 미인이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이는 말레이계나 캄보디아계와의 혼혈이 적은 북부 지역의 특성 때문으로, 피부가 희고 단정한 인상의 여성이 많아 미스태국 대회에서도 자주 입상자를 배출한다.
 
치앙마이 호그 챕터 임원과 김종성 교수.
1262년 란나타이 왕국의 국왕 맹 라이(Mengrai)가 최북단 도시 치앙라이를 세웠으나, 영토 확장으로 인해 1296년 ‘새로운 도시(New City)’라는 뜻의 치앙마이로 천도했다. 이후 1558년 미얀마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260여 년간 란나타이 왕국의 수도로 번영했다. 1774년 시암 왕 탁신이 미얀마를 몰아내고 19세기 후반 태국 왕국에 완전히 통합되었다.

오늘날 치앙마이는 300여 개가 넘는 불교 사원과 고대 왕궁, 그리고 란나 왕조의 문화유산이 남아 있어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찾는 역사도시이자 문화도시다.

인구는 본도 약 30만 명, 위성 도시까지 포함하면 약 180만 명 정도로 방콕 다음의 대도시다. 태국의 전 총리 탁신 친나왓 가문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며, 지금도 친탁신계 정당의 지지 기반이 강하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저렴한 물가,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 낮은 범죄율, 높은 수준의 의료 인프라로 인해 전 세계 원격 근무자들의 ‘디지털 노매드 성지’ 로 각광받고 있다. 치앙마이 곳곳에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들어섰고, 한 달 살기 여행지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치앙마이 라이더스 카페 코너바
치앙마이에 도착하면 나는 늘 ‘Chiangmai Orchid Hotel’에 머문다. 다음 날이면 호텔 맞은편에 있는 중국인 친구 버디(Buddy)가 운영하는 렌털숍에서 혼다 PCX 150 스쿠터를 빌리고, 단골 세탁소에 여행 중 쌓인 빨래를 맡긴다. 그다음은 마야몰(MAYA Mall)로 향해 커피 한 잔과 국수로 간단한 아침을 즐긴 뒤, 도심 외곽에 위치한 리코 할리데이비드슨(Richco Harley-Davidson) 매장으로 향한다.

이곳은 나의 라이딩 친구들이 활동하는 치앙마이 H.O.G 챕터의 거점이다. 친구들과의 재회는 언제나 반갑다. 태국 사람들은 정 많고 따뜻하다. 그들은 언제나 가족처럼 나를 맞이하며, 라이더로서의 우정과 유대감은 이곳에서 더욱 깊어진다.
 
리코 할리데이비슨 매장의 입구 모습. 동남아시아 지역의 모터사이클 클럽의 상징 엠블럼이 붙어있다.
리코 할리데이비드슨의 오너 리치코(Richco)는 미국인으로, 부친과 함께 오래전 치앙마이에 할리 문화를 뿌리내린 인물이다. 그는 지금도 H.O.G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이며, 행사 때면 개인 일정을 미루고도 직접 참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마침 님만해민 지역의 마야몰에서 할리 데이비드슨 특설 매장이 운영 중이라 들러봤는데, 태국 북부의 라이더 문화가 얼마나 활발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란나 골프 연습장 드라이빙레인지
참고로 태국의 람푼, 람빵, 라용 등의 산업단지에서는 일본의 혼다·야마하·가와사키·스즈키뿐 아니라 할리데이비드슨의 일부 라인업까지 생산하고 있어, 동남아 바이크 산업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 날 오후, 창푸악 지역의 란나 골프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친구 피악에게서 형님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었다. 평생을 육군 소장으로 복무한 형님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장례식장은 이미 조문객과 군인들로 가득했다. 태국의 장례식은 대개 큰 사원이나 주택가 인근의 절에서 치러진다.
 
장례식장을 방문해 조문하는 모습.
나는 유족인 따님에게 조의를 표하고 명복을 빌었다. 늦은 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치앙마이 대학 앞 새벽 국숫집에 들러 똠얌 국수 한 그릇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언제나 그렇듯, 치앙마이의 시간은 느리고 따뜻하다. 이곳은 나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과 추억, 그리고 라이딩의 온기가 깃든 세 번째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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