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 HAN의 라이딩 스쿨]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M스토리 입력 2025.10.17 13:29 조회수 456 0 프린트
 

라이더라면 누구나 속도에 매료된다. 엔진의 회전수가 올라가고, 바람이 몸을 가를 때 느껴지는 그 짜릿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처음 바이크를 타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그 속도감에 끌려 달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속도는 나를 앞서게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라이딩스쿨에 코너링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무릎 한 번 긁어보고 싶어서”로 시작한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호기심 같지만, 그 안에는 자신을 더 잘 알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숨어 있다.

배우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건 도로에서 따라하다 다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면 오히려 도로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알게 된다. 통제되지 않은 환경, 불규칙한 차량 통행, 노면의 불확실성. 그 현실을 체감한 사람은 결코 무모하게 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그러니 제발 배우자.”

배움은 위험을 줄이고, 한계를 알게 하며, 자신을 통제하게 만든다.

바이크에는 정답이 없다. 누군가 “이게 정답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상황과 조건, 라이더의 수준과 목적에 따라 모든 답은 달라진다. 교육의 본질은 하나의 길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길을 열어주는 일이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의 해석과 전달 방식이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해’를 가르친다.

슬라럼을 배우라고 권하는 이유도 같다. 도로에서 멋지게 코너링하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다. 진짜 목적은 바이크와 나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능숙하게 다루는 법을 익혀 더 안전하게 타기 위해서다.

멋있어 보이는 동작을 무턱대고 흉내 내다가는 오히려 목숨을 잃기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훈련은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안전을 위한 것이다.

속도를 올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방향을 잡는 건 시간과 통찰이 필요하다.

라이딩에서든 인생에서든, 가장 현명한 사람은 ‘지금은 속도를 줄일 때’와 ‘이제 방향을 바꿀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오늘도 많은 라이더들이 각자의 길을 달린다.

누군가는 기록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을 이기기 위해. 또는 생계를 위해. 그러나 결국 모든 길의 끝에서 묻는 질문은 같다.

나는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속도는 누구나 낼 수 있다. 하지만 방향은 자신만이 정할 수 있다. 그 차이를 아는 순간, 진짜 라이딩이 시작된다.
지비한라이딩스쿨 한규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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