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모터사이클과 첫사랑

M스토리 입력 2024.07.16 15:09 조회수 3,298 0 프린트
Photo by Cathal Mac an Bheatha on Unsplash
 
 










엠스토리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과의 첫 인연을 소중히 하며 사랑하는 모터사이클과 필자와의 끊을 수 없는 또 다른 인연 관계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전 군 복무를 마치고 20대 중 반 꿈에 그리던 첫사랑을 만났다. 

건강하고 예쁘며 아픈 곳 하나 없고 장거리 여행을 좋아하여 짧은 2년을 함께하는 시간 속에 많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그러나 필자의 첫사랑은 그 시대 기준으로는 신체는 크지만 너무나 예쁘고 건강미 넘치며 깨끗하여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특히, 그 당시 공직에 근무하며 젊은 청춘의 힘만 믿고 가족의 완전한 동의를 구하지 못한 다소 일방적인 나 혼자만의 사랑이라 결국, 당시 공직사회의 문화와 가족들의 집요한 반대에 눈물로 첫사랑과 헤어지게 되었다.

물론 포기가 아닌, 화려한 청춘의 떠오르는 별의 시간을 지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석양으로 넘어가는 내 나이 황혼이 되면 반드시 첫사랑을 꼭 만나고야 말겠다고 혼자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이승연의 “잊으리”를 노래하며 울면서 보냈다. 

그 후 아무도 모르는 혼자만의 비밀로 첫사랑을 마음속 깊은 곳에 고이고이 접어 간직하고 먼 후일을 기대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어느덧 40여 년이 흘러 황혼을 맞은 60대 중반이 되어 뒤돌아보니 20대에 공직을 의원 사직하고 3, 40대는 올림픽 등의 국제적 스포츠활동을 통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이제 명예롭게 교직을 은퇴하고 바로 가슴에 품고 살았던 첫사랑이 그리워 수소문하며 찾아다녔으나 도저히 찾을 길이 없었다. 

오랜 세월의 탓으로~

첫사랑은 “만나면 실망한다”는 옛 선배들의 말씀을 스스로 위안 삼으며 차선책으로 같은 성씨 집안의 새로운 사랑을 만났다.

새롭게 만난 사랑은 조용함 속에 힘도 좋고 예쁘기도 하고 다소 급한 성격의 특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제 헤어지지 않고 그 특성을 잘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고쳐가며 행복하게 잘 살아 보려고 다짐했었다.

우리네 삶은 역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사랑하며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즐겁고 재미있게 잘 살아가는 중에 장거리 여행에서 피로도가 쌓이고 그 전날 부족했던 잠으로 인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깊은 수면 상태에서 회전 로타리를 직진, 정신을 잃었다. 의식을 회복했을 때는 사고 2일 후였으며 모 대학병원 중환자실이라는 것을 간호원으로 부터 들었다.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손가락, 발가락 움직이는 것 외엔 대, 소변은 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살아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음이 진정 하느님의 뜻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길이 없다.

역량 대비 단 한 번도 오버 페이스를 한 경우가 없었는데 결국은 수면 부족과 피로도를 무시한 죄로 인해 두 번째 사랑하는 이와는 보이지 않는 물리적 힘에 의해 헤어지고 말았다.

피로와 수면 부족은 안전과 하나뿐인 생명과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
(참고로 80년대 초 만난 첫사랑은 혼다 성씨 집안의 골드윙 VT250이였으며 새롭게 만난 두 번째 사랑은 같은 집안의 골드윙 F6B였다)

체육인의 특성상 도전 정신이 다시 살아나 1년의 피나는 재활 훈련을 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가족의 동의를 구할 명분을 찾던 중 메카니즘이 자동차에 가깝다는 일명 트라이크라고 하는 캔암 스파이더와 다시 만났다. 생각 외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새로운 사랑과 함께 현재는 인생 후반의 더없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은퇴 후 사고로 연기되었던 버킷리스트 1호를 위해 오는 10월 24일 새로운 사랑 스파이더와 함께 일본 야마나미 하이웨이, 후쿠오카 등을 시작으로 세계 여행을 떠난다. 

그 후는 퇴직한 동료 교수들과 아프리카 케냐, 우간다 등 어려운 환경의 아동들을 위한 지식 봉사하기, 중고 리어카를 구입, 호떡, 떡볶이, 핫도그를 만들어 터미널의 노숙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작은 봉사하기 등의 남은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완성해가고자 한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두 번 다시 수면이 부족하거나 피로한 상태에서는 결코 사랑하는 모터사이클에 오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글을 맺는다.
M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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