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파 GTS 125로 바이크에 입문한 초록 씨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초록 씨는 올해 7월, 전남 광양에서 카페 카르노를 오픈했다. 카르노는 라이더 전용 카페라고 내세우지는 않지만, 카페 앞에 바이크 주차장이 있고 헬멧 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어 단연코 라이더 친화적인 카페라 할 수 있다.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가 메인이며 주문하면 바로 신선한 레몬을 착즙해주는 레모네이드 또한 인상적이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에 간단한 칵테일도 판매하기 때문에 가끔은 바이크를 두고 가볍게 술을 한잔하러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서울 토박이로 살다가 제주를 거쳐 광양으로 오게 된 여정이 모두 자연스러웠다는 초록 씨에게 이제 바이크는 너무나도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
노노 : 처음 바이크를 타게 된 계기가 뭔지 궁금해요?
초록 : 저는 서울 토박이거든요. 서울에서 살 때 다니던 직장이 위치가 바뀌었었어요. 바뀐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당시 상사분이 바이크를 타보라고 권유하셨는데 괜찮을 것 같아서 바로 사게 됐어요.
노노 : 바이크를 어떤 식으로 취미생활로 즐기셨나요?
초록 : 서울에 있을 때는 베스파만 타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갔어요. 내려갈 당시에는 2~3개월 정도만 놀다 오려는 생각으로 갔는데 어쩌다 보니 제주에서 길게 지내게 됐어요. 제주에서 알게 되신 분들이랑 오토바이로 임도를 타게 되었는데 그게 너무너무 재밌더라고요.
초록 : 제주에서 계속 지내려고 하면 생계 수단이 필요한데 그걸 못 찾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광양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물 흐르듯이 여기로 오게 된 것 같아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은 거죠. 안 그랬으면 사실 다시 서울로 돌아갈 수도 있었던 거고 어떻게든 제주에서 살길을 찾으려고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노노 : 광양으로 이사 오고 나서도 라이더분들을 많이 만나셨나요?
초록 : 광양에 와서 어떻게 사람들이랑 알게 된 거냐면 작년 6월에 제주에서 카멜 레이스 행사가 있었어요. 그때 인연이 있었던 거예요. 이곳으로 이사하고 나서 카멜 레이스에 참여했던 분을 만나서 개러지에 초대를 해주셨거든요. 저도 그분도 워낙 임도 타는 거 좋아하시고 성향이 잘 맞다 보니까 그 뒤로 친하게 잘 지내고 있거든요.
노노 : 광양에서 바이크를 타는건 어떤가요?
초록 : 최근에 카페 카르노를 오픈하게 되어서 이전만큼 바이크를 많이 타지는 못해요. 주변에서 바이크를 타는 지인들이 많이 놀러와주니까. 타는 친구들이 놀러와주는게 대리만족되는것 같아요. 근데 대리만족은 아무래도 대리일뿐이잖아요? 요즘은 카페 문 열기 전에 새벽에 나가서 바이크 타고 돌아와서 일을 시작 하곤 해요. 저는 밤바리를 별로 안좋아해서요. 그리고 환경이 바뀌다보니까 주행 스타일도 많이 바뀌는거같아요. 신호가 없는 길 위주로 다니다 보니까 시골길을 많이 가고요. 코너 타는거 좋아해가지고 지리산이나 합천호 가는것도 좋아해요. 합천호 한바퀴 도는데 40km정도 걸리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그리고 서울에서만 바이크를 타다가 제주도로 이사했잖아요. 너무 좋은데가 많은거에요. 제주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없으니까 바이크 타기에는 천국이라고 생각했는데 광양오니까 또 놀랬어요. 내가 그동안 몰랐던 것일 뿐이지, 국내에도 외국처럼 풍경이 좋은 곳들이 많더라고요.
노노 : 요즘 어떤 바이크가 제일 좋으신가요? 초록씨가 타본 F650GS와 CBR400RR에 대해 설명 해 주세요.
초록 : 알차는 코너를 많이 타잖아요. 그래서 CBR400RR로 코너를 타봤는데 생각보다 잘 안눕혀져요. 제가 무릎이 안좋아서 니그립을 장시간을 못하거든요. 그런 게 생각보다 불편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F650GS 다카르를 타기 시작했는데, 일단은 너무 편해요. 그리고 코너에서 쫙쫙 누워지니까 너무 재밌어요. 이 모델이 단기통인데, 그 단기통만의 빠따감이라고 해야하나요? 그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사실 F650GS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때 많이 고민을 했어요. 이 모델을 GS라고 안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GS타는 여성분들 많지만 무게나 시트고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잖아요. 처음에는 배기량에 대한 부담도 있었죠. 근데 해보니까 되더라고요. 괜히 나는 키도 안크고 힘도 안세다고 스스로에 대한 제약을 뒀던것같아요. 막상 해보고 익숙해지니까 별거아닌거에요. 쿼터급까지만 탔을때는 이 이상은 힘들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막상 타보니까 별거 아니었고 이제 리터급도 잘 탈 수 있을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제 열심히 돈 모아서 신형 GS를 사려고요.
본 인터뷰는 8월 초의 어느날 카르노에서 진행하였다. 원고가 발행되는 동안 초록씨에게는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CBR400RR의 타이어를 교체했고, 두카티 하이퍼 모타드 750을 새로 들였다. 타이어 교체 덕분에 CBR400RR은 더욱 재밌어졌다고 한다. 점점 다채로워지는 초록씨의 바이크 라이프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