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 ‘2026 캔암 인터내셔널 오프로드 데이(Can-Am International Off-Road Day)’를 맞아 전국의 캔암 오프로드 라이더들이 포항에 모였다.
매년 세계 각지에서 동시에 열리는 캔암 인터내셔널 오프로드 데이가 올해도 한국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자리한 포항 루트7 레저타운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7번 국도와 인접한 이곳은 평소에도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은 전국에서 모인 캔암 라이더들의 집결지로 변했다.
행사장에는 아웃랜더와 매버릭을 비롯한 캔암 오프로드 차량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한편, 이날 달리게 될 코스와 차량을 점검하며 주행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의 목적은 복잡하지 않았다. 함께 모이고, 함께 달리고, 오프로드를 즐기는 것. 다만 거친 노면을 달리는 만큼 즐거움에 앞서 안전이 먼저였다.
달리기 전에 확인한 것은 안전
캔암코리아 김만석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먼 길을 달려온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오프로드 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속도나 기록 경쟁보다 모든 참가자가 사고 없이 코스를 즐기고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였다.
개회식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주행 준비에 들어갔다. 코스 진입에 앞서 차량의 위치를 정하고 대열을 맞췄다.
특히 이날 코스는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처음 경험하는 길이었다. 낯선 코스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루트7 레저타운 대표가 선두에 서서 길을 안내했다. 익숙하지 않은 코스였지만 선두 차량을 따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참가자들의 부담도 한결 줄었다.
아웃랜더가 먼저 출발하고 뒤이어 매버릭이 합류했다. 포항의 숲길을 따라 캔암 차량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오프로드 데이가 시작됐다.
숲길에서 시작해 머드와 돌밭으로
하지만 오프로드에서 편안한 길은 오래가지 않았다. 길이 이어질수록 노면은 점차 거칠어졌다. 흙길에 이어 머드 구간이 등장했고, 미끄러운 노면을 지나자 이번에는 돌이 깔린 구간이 나타났다.
같은 차량이라도 어떤 노면을 만나느냐에 따라 주행 감각은 크게 달라진다. 이것이 오프로드가 일반적인 포장도로 주행과 다른 점이다. 일정한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노면을 읽고, 상황에 맞춰 스로틀과 조향을 조절하며 길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머드 구간에서는 참가자들의 움직임이 한층 신중해졌다. 노면 상태를 확인하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한 대씩 구간을 통과했다. 처음 오프로드를 경험하는 라이더라면 긴장할 수 있는 순간이지만, 오히려 이런 낯선 상황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오프로드 주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물을 건너다
흙길과 돌밭을 달리던 차량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참가자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한곳으로 모였다. 물의 깊이와 노면 상태를 확인한 뒤 한 대씩 물길에 진입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막상 물길을 통과하고 나면 긴장했던 만큼의 짜릿한 즐거움이 돌아온다. 매버릭과 아웃랜더가 차례로 물을 가르며 지나가는 장면은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
숲길과 머드, 돌밭에 이어 물까지 건너는 과정은 오프로드라는 장르가 가진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를 경험하는 것.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만나고, 그 상황에 맞춰 주행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오프로드만의 재미가 만들어진다.
끝까지 달리고 나서야 보이는 풍경
하루 동안 숲길을 시작으로 머드와 돌밭, 도강 구간까지 차례로 경험한 만큼 차량과 라이더 모두 충분한 오프로드 주행을 즐긴 시간이었다.
완주 후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사진을 남기며 이날의 순간을 기록했다. 주행 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코스를 모두 마친 뒤에는 서로의 주행 경험을 이야기하며 여유롭게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프로드에서는 같은 코스를 달려도 각자가 경험하는 이야기가 다르다. 어떤 이는 머드 구간을 기억하고, 또 다른 이는 도강 순간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각자의 경험이 모여 하나의 행사가 된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즐거움
참가 신청권에 적힌 번호를 기준으로 추첨이 진행됐으며 다양한 경품과 함께 순금 한 돈과 반 돈이 경품으로 준비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주행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신의 번호가 불리기를 기다리는 또 다른 긴장감이 자리했다.
아이들을 위한 캔암 피규어는 가위바위보로 주인을 결정했다. 작은 게임 하나에도 환호와 아쉬움이 이어졌고, 행사의 마지막까지 현장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오프로드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문화
2026 캔암 인터내셔널 오프로드 데이가 포항의 가을 풍경 속에서 막을 내렸다.
숲길에서 출발해 머드와 돌밭을 지나 물길까지 건넌 이날의 주행은 캔암 오프로드 차량의 주행 성능을 경험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커뮤니티의 시간이기도 했다.
오프로드 역시 바이크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제품만으로 완성되는 문화는 아니다. 함께 달릴 사람이 있고, 새로운 길을 경험할 수 있으며, 주행을 마친 뒤 그날의 이야기를 나눌 때 비로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
이번 오프로드 데이가 의미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국에서 모인 캔암 라이더들은 각자의 차량으로 같은 코스를 달렸지만, 각자가 경험한 길과 순간은 조금씩 달랐다. 그리고 하루의 마지막에는 다시 한자리에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좋은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함께 달리는 것. 어쩌면 오프로드의 즐거움은 생각보다 단순한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포항에서 만들어진 올해의 기억은 참가자들에게 또 하나의 오프로드 이야기를 남겼다. 그리고 그 기억은 다시 내년의 오프로드 데이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