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 칼럼]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합시다

M스토리 입력 2026.10.02 07:54 조회수 29,659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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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같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1위는 승강기다. 승강기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를 총칭한다. 그럼 승강기 중 사고 발생 빈도와 중상과 사망 위험 등 사고 심도가 가장 높은 수단은 무엇일까? 단연코 에스컬레이터가 압도적 1위다. 실제로 에스컬레이터는 전체 승강기 88만 6천 대 중 4.7%에 불과한데 10년간 사고 통계를 보면 전체 사고 중 42.5%를 차지하고 있다. 중상, 사망 사고만 놓고 보면 보다 심각하다. 최근 20여 년간 승강기 사고 중 중상, 사망 사고가 931건 발생했는데 이 중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근본 원인은 3대 안전 수칙, 즉 걷거나 뛰지 않기, 손잡이 잡기, 노란 선 안 서기 미준수이다. 이 3대 안전 수칙만 철저히 지켜 준다면 대부분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다. 이런 심각한 사고와 고장 예방 측면에서 현재 에티켓처럼 생각하는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현재 대부분 이용자들이 오른쪽에 한 줄 서기를 많이 하고 있다. 이는 상대방을 배려하여 급한 사람은 빠르게 가도록 하자는 선한 마음이다. 차제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를 제로베이스에 놓고 효과성을 공론화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29일(토) 연세대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에스컬레이터 이용을 위한 우리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무려 5시간 동안 전문가와 일반 국민 200여 명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했다. 필자 역시 전문가 토론회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의 장단점이 충분히 논의됐고 최종적으로 기존대로 한 줄 서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두 줄 서기를 할 것인지 확정 짓지는 않았으나 국민들께서 각자 올바로 판단하시도록 정확한 팩트(Fact)를 전문가들이 제공해 드렸다. 필자 역시 좌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느라 중립을 지키며 제 속내를 전혀 보이지 않았으나 이제 본 칼럼에서 제 주장을 적극 피력코자 한다.

대학에서 안전을 강의하는 필자는 안전사고 예방 측면에서 두 줄 서기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두 줄 서기가 보편화될 경우 걷거나 뛰면서 발생하는 사고를 크게 감소시켜 줄 뿐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고장 예방과 설비 수명도 연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 줄 서기를 할 경우 한쪽에만 하중이 집중돼 특정 부위의 마모로 잦은 고장과 설비 수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작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고장이 151건이었는데 올해는 벌써 상반기에만 고장이 134건 발생해 작년 총 고장 건수의 88.7%를 차지하고 있다.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은 "또 고장이네" 하며 돌아서 계단으로 걷는 불편을 여러 번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날 행안부 주최 토론회에서도 "한 줄 서기가 하중을 한쪽으로만 쏠리게 하여 고장과 설비 수명 단축의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 대표단 역시 "전문가 토론을 들으며 두 줄 서기가 필요함을 새삼 느꼈다"는 말씀도 주셨다. 이렇듯 심각한 에스컬레이터 사고 감소 및 잦은 고장과 수명 연장을 위하여 두 줄 서기 실시를 적극 검토해 주시길 정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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