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

M스토리 입력 2026.09.16 14:04 조회수 11,083 0 프린트
 

전시명 :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
전시기간 : 2026년 11월 29일까지
장소 : 리움미술관
관람료 : 1만8000원

평소 전시나 미술관 구경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작품에 대해 전문적으로 잘 아는건 아니다. 그래서인지 설명을 한참 읽어야 이해되는 전시보다는 공간 자체를 느끼고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전시가 있어 가보았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은 오랜만에 꽤 재미있게 본 전시였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조금 어렵고 진지한 현대미술 전시를 예상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몸을 많이 쓰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역시 주디 시카고의 〈깃털의 방〉이었다. 방 안이 새하얀 깃털로 가득 차 있는데, 발을 내디딜 때마다 깃털이 움직이고 옷에도 달라붙는다. 보기만 했을 때와 직접 들어갔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반대로 긴장감이 확 느껴졌던 공간도 있었다. 정강자의 〈무체전〉 안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공습경보를 떠올리게 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조명과 연무가 이어진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예상하지 못한 소리에 순간 움찔했는데, 오히려 그런 반응까지 작품의 일부가 되는 느낌이었다. 

몸을 숙이거나 좁은 통로를 지나가야 하는 작품들도 재미있었다. 알렉산드라 카수바의 〈스펙트럼 통로〉처럼 색색의 나일론 구조물 사이를 지나가는 작품도 있고, 커다란 풍선이나 튜브 같은 형태의 구조물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는 작품도 있었다. 어린아이처럼 이것저것 들어가 보고 싶어지는 전시라서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과 함께 가도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이런 작품들이 요즘 만들어진 ‘체험형 전시’가 아니라 대부분 1950~70년대 여성 작가들이 시도했던 작업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봐도 상당히 실험적이고 현대적인데 당시에는 얼마나 파격적이었을까 싶었다. 

작품의 의미를 전부 공부하고 가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들어가 보고, 만져 보고, 지나가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스스로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평소 조금 색다른 문화생활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전시. 개인적으로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가서 경험했을 때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 전시였다.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