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젊은 대학생들과 출퇴근 차량, 그리고 교외로 투어를 떠나는 라이더들이 오가는 길목에 새로운 야마하의 거점이 문을 열었다. 화려한 개업식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고 환한 서비스 공간 그리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야마하 경산점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딜러 한 곳이 생겼다는 데 있지 않다. 최근까지 법적 분쟁과 브랜드 변경이라는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온 황준원 대표에게 이번 개점은 사업의 확장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용기에 가깝다. 그는 브랜드보다 사람을 믿었고, 그 믿음은 고객들의 응원으로 되돌아왔다.
야마하 경산점에서 만난 황 대표는 화려한 포부보다 신뢰라는 단어를 여러 번 꺼냈다.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그가 새롭게 세우려는 것은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라, 라이더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야마하를 다시 선택한 이유
법적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황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혼다 코리아와의 소송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설명하면서도 앞으로의 사업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애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야마하는 좋은 브랜드입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제품의 완성도와 브랜드 가치 그리고 오랫동안 라이더들에게 사랑받아온 그가 다시 한번 야마하를 선택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는 이미 10여 년 전 같은 지역에서 야마하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의 기억과 지역에 대한 이해는 이번 경산점 개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계약부터 개점까지 불과 두 달 남짓.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야마하 경산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모터트레이딩의 지원도 적지 않았다. 황 대표는 "오픈 전부터 판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산이라는 입지, 라이더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새로운 매장의 위치는 우연이 아니다.
경산 중심부이면서 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학가와 대규모 신도시 개발지역이 가까운 곳. 무엇보다 영남권 투어 코스로 향하는 라이더들이 반드시 지나가는 길목이다.
황 대표는 “젊은 고객층이 많은 지역이고, 야마하 브랜드와도 가장 잘 맞는 입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마하는 국내에서도 젊은 라이더들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다. 스포츠 모델부터 네오레트로, 스쿠터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만큼, 젊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장소가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한다.
직원이 일하기 편한 환경이어야 고객도 편하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개방감이다.
넓게 확보된 서비스 공간과 밝은 조명, 정돈된 작업 동선은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매장과는 다른 인상을 준다.
황 대표는 인테리어를 설명하면서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구조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정비사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작업 품질이 올라가고, 그 결과 고객 역시 안심하고 모터사이클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직원의 근무환경이 서비스 품질을 결정한다는 그의 철학이 공간 설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브랜드보다 대표님을 믿습니다”
인터뷰 도중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고객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혼다 코리아와의 법적 분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당시 황 대표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그를 응원하는 고객들의 한마디였다.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표님 때문에 오는 겁니다”
“사장님과 함께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이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이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역 라이더들은 사건의 겉모습보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대했는지를 더 믿어주었다. 그 신뢰는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야마하 경산점이 문을 열자마자 기존 고객들이 다시 찾아왔고, 일부는 곧바로 계약까지 이어졌다.
황 대표는 “이제는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훨씬 커졌다”며 웃어 보였다.
시승과 체험, 고객 접점을 넓히다
황 대표가 가장 강조한 것은 ‘접점’이었다. 좋은 제품도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렵다. 이를 위해 야마하 경산점은 개점과 동시에 시승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매장 앞에 전시된 XSR900 GP 역시 판매용이 아닌 시승 차량이다.
고객이 언제든 야마하를 직접 경험하고, 서비스를 확인하고, 브랜드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목표다.
매장이 안정화되면 자신이 강점을 가진 레이싱 분야까지 고객들과 함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단순히 모터사이클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라이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좋은 딜러십의 조건은 결국 소통이다
황 대표는 브랜드와 딜러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밝혔다. 본사와 딜러가 서로를 신뢰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하고, 그 결과는 결국 고객 만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모터사이클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영업과 서비스 인력을 포함해 최대 6~7명 규모의 조직을 준비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할 전문 마케팅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다. 판매뿐 아니라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딜러십을 만드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야마하 경산점은 새 간판을 단 매장이지만, 황준원 대표가 이야기한 핵심은 브랜드가 아니었다. 인터뷰 내내 반복된 단어는 신뢰, 소통, 그리고 사람이었다.
모터사이클은 기계이지만, 라이더들은 결국 사람을 기억한다. 어떤 브랜드를 타는지보다 누구에게 바이크를 맡기고, 누구와 함께 라이딩 문화를 만들어가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10년 만에 다시 야마하 간판을 선택한 황준원 대표의 새로운 출발은 그래서 단순한 딜러 오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산의 새로운 거점에서 그가 다시 쌓아갈 것은 판매 실적이 아니라, 라이더들의 신뢰라는 가장 오래가는 자산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