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봄날의 영월 정선 투어

M스토리 입력 2026.06.01 17:01 조회수 214 0 프린트
도롱이연못

요즈음의 우리나라는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느낌이다. 얼마전까지 그렇게 춥더니, 갑자기 낮기온이 30도를 넘나들다가 5월 중순이 지나면서 오히려 기온이 살짝 떨어져서 ‘봄 날씨’가 다시 되었다.

이런 좋은 날씨는 1년 중에 몇일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도로에서 짐을 제법 짊어지고 투어를 떠나는 바이커들을 자주 보게 된다.  

나 역시 5월 한달 동안 거의 스무 번을 짧고 또 길게 열심히 바이크로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남한강을 따라 단양, 김삿갓 계곡을 지나 운탄고도 5길의 출구인 도롱이연못을 지나 정선 소금강계곡과 병방치를 거쳐서 복귀한 영월/정선 투어였다. 영월/정선지역은 멋진 자연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좋아하는 곳이지만 선뜻 떠나기에는 왕복 500~550km의 거리와 임도, 와인딩구간이 포함되어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순수 주행시간만 대략 9~10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좋아하는 덕산기 계곡까지 코스에 넣고 싶었지만 덕산기 계곡은 제법 난이도가 있는 임도코스라 시간이 지연되어 잘못하면 당일복귀가 어려울 수 있기에 이번 투어에서는 제외했다.

이제는 날이 제법 길어져서 일몰시간까지 여유가 있기에 아침의 한기가 조금 가신 9시반 즈음에 채비를 마치고 출발. 단양을 거쳐서 김삿갓 계곡까지 가는 길도 단조롭지 않아서 좋고, 이번에 네번째 가는 운탄고도 5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운탄고도는 산림청 안내에 따르면 5월15일까지 정비하고 그 이후에는 열리는 것으로 공지되어 있어서 열려 있기를 희망하며 화절령으로 달렸다.   
 
운탄고도 5길 입구
운탄고도 5길은 화절령이나 만항재에서 들어갈 수 있는데 지난 번에 만항재로 들어가서 화절령을 거쳐서 다시 만항재로 왕복주행을 해봤기에 이번엔 화절령에서 들어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문제는 운탄고도 임도코스는 공지와는 달리 자주 차단기가 내려와 있어서 임도를 탈 수 있을지는 복불복이라는 점이다(물론, 차단기 옆으로 스크램블러는 충분히 지나갈 수 있지만 산림청의 안내에는 따르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차단기가 내려가 있는 코스는 들어가지 않는다).

화절령에서 도롱이연못까지 올라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인데 원래 한쪽은 자갈들이 제법 있는 비교적 좁은 임도길, 한쪽은 파쇄석으로 덮인 좀 넓은 임도길이다. 이미 두 길 모두 업힐과 다운힐을 해보았기에 이번엔 파쇄석쪽 길을 선택했다. 지난 겨울 동안 화절령으로 가는 길을 포함해서 도롱이연못까지 올라가는 길도 파쇄석을 새로 깔았는지 파쇄석의 깊이가 깊어서 타이어가 빠져든다. 하지만, 스크램블러는 가벼운 편이라 무리없이 도롱이연못까지 도착. 뭔가 찜찜하더니 역시나 5길 입구는 차단기가 내려와 있다. 아쉽지만 도롱이연못가에서 휴식하다가 이번엔 돌길 쪽으로 내려왔는데 여기에도 파쇄석을 제법 깔아서 작년과 같은 돌길은 아니다. 경사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파쇄석이라 그런지 타이어가 미끄러져 내려가며 쉽게 멈추지 않는다. 엔진브레이크와 가벼운 브레이킹으로 라인을 잡아가며 내려가면 무리는 없는데 라인을 잘못 잡은 상태에서 속도가 조금 붙으면 조향이 쉽지 않아 코스를 이탈 할 수도 있겠더라. 작년에는 돌길이라 오히려 더 재미있게 내려왔는데 양쪽 갈래길이 비슷해 진 점은 아쉽다 (그래도 여름 장마를 지나고 나면 가을엔 다시 돌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화절령으로 내려와 정선 소금강계곡을 곁에 두고 달리면 우리나라 산세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어라연 계곡은 안까지 들어갔다 나오려다 복귀시간을 생각해서 입구까지만 가고, 병방치 스카이워크 앞을 지나서 복귀길에 올랐다. 병방치, 평창, 횡성을 지나면 이번 투어의 주요코스는 모두 지난 후라 그 후에는 느긋하게 잘 닦인 길을 따라 복귀. 운탄고도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는 바람에 임도는 5km 정도밖에 타지 않아서 예상보다 빠른 저녁 7시 즈음에 무사귀환에 성공했다.  요즘은 저녁 7시까지는 해가 남아있어서 너무 빨리 복귀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 
 
영월과 정선은 덕산기 계곡과 어라연 계곡, 소금강, 김삿갓계곡을 비롯해서 경관이 최고인 곳이니혹시 매번 속초, 강릉만 다녀오시던 라이더라면 속는 셈치고 한번 다녀오시기를 추천한다. 기온이 올라가고 해도 길어진 요즘 날씨 정도엔 접이식 캠핑의자 하나와 보온병에 담은 커피 정도만 있으면 굳이 많은 장비가 필요없이 좋은 풍광 앞에서 쉬다 올 수 있기에 늦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 늦으면 폭염이다. 풍광에 홀리더라도 안전이 최우선이니 무리한 코스구성 보다는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것은 필수이겠다.   

[영월 정선에서 들려볼 만한 포인트]
병방치 스카이워크 (강원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길 225):
한반도 모양 밤섬을 동강 물줄기가 180도로 감싸며 흐르는 비경이 있는 곳이다.  소정의 입장료가 있어 망설일 수 있지만 여기까지 가서 안보는 게 더 아깝다.  예전엔 건물이 경관을 완전히 막지는 않아서 굳이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경관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깔끔하게 막아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경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유사한 경관이 있는 곳들이 있지만 병방치가 규모가 크고 한눈에 전경이 잘 들어와서 볼 만 하다. 

도롱이 연못 (강원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길 202):
 
운탄고도 5길과 4길의 접점에 있는 연못으로 해발 1천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조성된 운탄고도 길의 일부다.  석탄을 나르던 ‘운탄’도로가 고지대에 있다고 해서 ‘고도’라 일컬어지는 운탄고도는 굳이 바이크가 아니라 트래킹으로도 다녀올 만 한 곳이다 (중간에 화장실은 거의 없으니 들머리에서 미리 해결하셔야 안전하다).   도롱이연못은 광부의 아내들이 갱도에 들어간 남편의 안전을 기원하던 곳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운탄고도의 특징인 빽빽한 삼림지대라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만항재에서 운탄고도 5길을 나와서 화절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일반 클래식 바이크도 별 무리가 없지만 반대로 화절령에서 도롱이연못까지 올라오는 길은 빠져드는 파쇄석 업힐이라 일반 도로용 타이어라면 그립을 잡기 어려울 수 있으니 혹시 가게 된다면 타이어는 세미임도 정도는 갈 수 있는 타이어를 장착하시기를 추천한다. 

만항재쉼터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865):
 
태백, 정선, 영월의 경계에 있는 만항재는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로 유명한 곳이다.  만항재쉼터의 사잇길은 운탄고도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주말과 휴일에는 만항재에서부터는 트래킹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넘쳐나니 주중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  지난 겨울동안 전체적으로 코스를 정비하면서 파쇄석과 작은 자갈을 새로 깔았기 때문에 평탄해 보이는 곳이라도 은근 미끄러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모래에 가까운 작은 자갈도 많아 초보 라이더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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