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우리나라는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느낌이다. 얼마전까지 그렇게 춥더니, 갑자기 낮기온이 30도를 넘나들다가 5월 중순이 지나면서 오히려 기온이 살짝 떨어져서 ‘봄 날씨’가 다시 되었다.
이런 좋은 날씨는 1년 중에 몇일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도로에서 짐을 제법 짊어지고 투어를 떠나는 바이커들을 자주 보게 된다.
나 역시 5월 한달 동안 거의 스무 번을 짧고 또 길게 열심히 바이크로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남한강을 따라 단양, 김삿갓 계곡을 지나 운탄고도 5길의 출구인 도롱이연못을 지나 정선 소금강계곡과 병방치를 거쳐서 복귀한 영월/정선 투어였다. 영월/정선지역은 멋진 자연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좋아하는 곳이지만 선뜻 떠나기에는 왕복 500~550km의 거리와 임도, 와인딩구간이 포함되어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순수 주행시간만 대략 9~10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좋아하는 덕산기 계곡까지 코스에 넣고 싶었지만 덕산기 계곡은 제법 난이도가 있는 임도코스라 시간이 지연되어 잘못하면 당일복귀가 어려울 수 있기에 이번 투어에서는 제외했다.
이제는 날이 제법 길어져서 일몰시간까지 여유가 있기에 아침의 한기가 조금 가신 9시반 즈음에 채비를 마치고 출발. 단양을 거쳐서 김삿갓 계곡까지 가는 길도 단조롭지 않아서 좋고, 이번에 네번째 가는 운탄고도 5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운탄고도는 산림청 안내에 따르면 5월15일까지 정비하고 그 이후에는 열리는 것으로 공지되어 있어서 열려 있기를 희망하며 화절령으로 달렸다.
화절령에서 도롱이연못까지 올라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인데 원래 한쪽은 자갈들이 제법 있는 비교적 좁은 임도길, 한쪽은 파쇄석으로 덮인 좀 넓은 임도길이다. 이미 두 길 모두 업힐과 다운힐을 해보았기에 이번엔 파쇄석쪽 길을 선택했다. 지난 겨울 동안 화절령으로 가는 길을 포함해서 도롱이연못까지 올라가는 길도 파쇄석을 새로 깔았는지 파쇄석의 깊이가 깊어서 타이어가 빠져든다. 하지만, 스크램블러는 가벼운 편이라 무리없이 도롱이연못까지 도착. 뭔가 찜찜하더니 역시나 5길 입구는 차단기가 내려와 있다. 아쉽지만 도롱이연못가에서 휴식하다가 이번엔 돌길 쪽으로 내려왔는데 여기에도 파쇄석을 제법 깔아서 작년과 같은 돌길은 아니다. 경사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파쇄석이라 그런지 타이어가 미끄러져 내려가며 쉽게 멈추지 않는다. 엔진브레이크와 가벼운 브레이킹으로 라인을 잡아가며 내려가면 무리는 없는데 라인을 잘못 잡은 상태에서 속도가 조금 붙으면 조향이 쉽지 않아 코스를 이탈 할 수도 있겠더라. 작년에는 돌길이라 오히려 더 재미있게 내려왔는데 양쪽 갈래길이 비슷해 진 점은 아쉽다 (그래도 여름 장마를 지나고 나면 가을엔 다시 돌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월 정선에서 들려볼 만한 포인트]
병방치 스카이워크 (강원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길 225):
한반도 모양 밤섬을 동강 물줄기가 180도로 감싸며 흐르는 비경이 있는 곳이다. 소정의 입장료가 있어 망설일 수 있지만 여기까지 가서 안보는 게 더 아깝다. 예전엔 건물이 경관을 완전히 막지는 않아서 굳이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경관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깔끔하게 막아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경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유사한 경관이 있는 곳들이 있지만 병방치가 규모가 크고 한눈에 전경이 잘 들어와서 볼 만 하다.
도롱이 연못 (강원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길 202):
만항재쉼터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8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