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질주] 프리미엄과 가성비의 이중주... 다룽진천

M스토리 입력 2026.05.18 15:17 조회수 753 0 프린트
 

누군가 서킷에서의 0.1초를 다툴 때, 이들은 둘로 나뉜 도심 속 일상을 조용히 장악한다.

중국 모터사이클 산업의 진정한 무서움은 대배기량 고성능 바이크 기술력 발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타깃에 맞춰 브랜드를 쪼개고 대응하는 극한의 시장 세분화 능력은 중국 이륜차 산업의 또 다른 강력한 무기다.

‘대륙의 질주’ 아홉 번째 주인공은 독특한 이원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저장 다룽진천(Zhejiang Dalong Jinchen, 浙江大隆金辰)이 바로 그 예시 중 하나다.

타이저우가 낳은 스쿠터 제조의 새로운 강자
다룽진천은 중국 내에서 스쿠터와 전기이륜차 제조의 최대 메카로 불리는 저장성 타이저우시에 거점을 둔 그룹형 제조사다. 지난 2019년에 문을 연 신생 제조사로 엔진과 핵심 부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 내 검증된 부품을 적극 사용하고 있으며, 이륜차 엔진 R&D, 생산, 판매를 수직 계열화한 그룹형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들의 전략은 매우 직관적이다. 하나의 이름으로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리고 타깃을 둘로 나눈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구사한다. 하나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성능을 앞세운 하이엔드 프리미엄 지향의 ‘싼예(三業, SANYE)’이며, 또 다른 하나는 철저한 실용성으로 가성비를 내세운 브랜드 ‘광야(广雅, GUANGYA)’다.
 
하이엔드를 향한 도약 '싼예'
다룽진천의 대표 격인 브랜드 싼예는 도심 속에서 스타일과 여가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정확히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모터사이클의 장르적 특성을 스쿠터에 영리하게 이식한 것이 특징이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맥시 스쿠터 사이버 250은 사이버펑크 감성의 각진 카울 디자인과 넉넉한 차체를 무기로 중국 내 쿼터급 스쿠터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레트로 스타일의 도심형 스쿠터 도라 150은 다채로운 컬러 라인업을 통해 여설 라이더와 유행에 민감한 2030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 중 하나인 어드벤처 스쿠터 장르를 노린 ADV SY150T은 도심 주행의 편의성에 어드벤처 바이크의 외관을 결합해 일상과 주말 레저를 통시에 즐기려는 라이더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철저한 실용주의 '광야'
싼예가 다룽진천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대표한다면 형제 브랜드인 광야는 철저하게 가성비에 집중하고 있다.

광야라는 브랜드를 설명하기 좋은 모델인 GY125T-8은 오직 배달을 위해 태어난 이륜차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전자 장비나 멋진 디자인은 과감히 생략했다. 고장이 적은 내구성 강한 엔진, 넓은 발판, 튼튼한 리어 캐리어(짐받이) 등 상용 배달 라이더들이 1분 1초를 다투는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요소에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은 모두 덜어냈다. 이러한 철저한 원가절감 전략은 중국의 거대한 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이나 어러머 등의 성장에 편승해 박리다매의 성과를 올리게 한 핵심 동력 중 하나다.

타켓 맞춤 전략으로 시장의 빈틈을 메우다
다룽진천의 이러한 브랜드 분리 전략은 기업의 생존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배달과 생계를 위한 광야 브랜드가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반대로 시장이 호황일 때는 마진율이 높은 싼예 브랜드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중국 모터사이클 산업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저장성 타이저우 클러스터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룽진천은 대형 기업들이 놓치기 쉬운 타깃 맞춤형 틈새시장을 적절히 노렸다.

대륙의 스쿠터가 진화하는 방식
다룽진천의 행보를 보면 이륜차 산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터사이클은 누군가에게는 가슴을 뛰게 하는 레저 수단이자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부양하는 치열한 삶의 도구이기도 하다.
다룽진천은 두 가지의 형태의 스타일을 하나의 공장에서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이름표를 달아 찍어내는 다룽진천의 영리함. 이것이 바로 싸구려라는 낡은 이미지을 벗고 거대한 자본과 세밀한 기획력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국 스쿠터 제국의 진면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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