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는 거들 뿐] 배우에서 여행자로 그리고 로띠를 굽기까지

M스토리 입력 2026.05.18 14:00 조회수 496 0 프린트

오토바이로세계를 달리고, '저니로띠'로 퇴계로에서 인생 2막을 연 강대영 대표

 

때로는 간절히 쥐고 있던 것을 놓았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한다. 연기에만 매진하던 한 청년은 어느 날 훌쩍 오토바이에 올라타 세계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태국의 한 야시장에서 '로띠'를 만났다.

이번 시간에는 혼다 CRF250L과 함께 세계를 누비고 돌아와 서울 퇴계로에서 '져니로띠(Journey Roti)'를 운영하고 있는 강대영 대표를 만난다. 태국 오지부터 저 멀리 우주여행까지 꿈꾸는 그의 거침없는 낭만 스토리를 전한다.                                                            
- 편집자 주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서울 퇴계로에서 '져니로띠'를 운영하는 강대영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라는 삶의 모토로 현재 로띠 가게 운영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러한 가치관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요?
학교에서 장래희망 적으라고 할 때, 늘 개그맨을 적었어요. TV에 나오는 개그맨들처럼, 저도 남들을 웃기고 싶었거든요. 어떻게 하면 개그맨이 될 수 있을지 인생의 청사진을 그려보기도 했고요로띠도 비슷해요. 우연히 태국에서 로띠를 맛보면서, 그때 느꼈던 맛과 감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배우 활동을 꾸준히 해왔잖아요. 어떤 지점에서 현재와 같은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됐나요?
많은 배우들이 연기 외 경제활동을 하는데요. 저도 그랬어요. 때는 2018년, 하반기에 예정된 공연이 없어서, 돈을 모았죠. 2019년 상반기에는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돈을 모아놓고 보니, 어릴 적부터 꿈꿔온 오토바이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더라고요(웃음). 그러다가 로띠를 만나게 된 거고요.

사실 배우라는 한 우물만 파다가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선 거잖아요. 때론 손에 쥔 것을 내려놓아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더라고요. 사다리를 오르는 것처럼요. 제가 세계 여행을 하며 깨달은 한 가지예요.

세계여행 할 때 CRF250L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당시 제가 타던 오토바이였어요. 이전부터 오프로드와 캠핑을 좋아해서, 만약 세계여행을 간다면 이 오토바이로 가야겠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있었죠.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보면 아주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스무 살 때 스쿠터로 전국일주를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거든요. 이제 그다음은 세계일주인데, 나이를 먹을수록 떠나기 어려워질 것 같더라고요. 결혼, 아이, 육아 등 어깨에 짊어질 짐을 생각하니까요(웃음). '체력과 열정이 있을 때 떠나야겠다.'라는 생각에 곧바로 실행에 옮겼죠.

여행 중 가장 크게 자신을 흔들었던 장면이 있을까요?
우즈베키스탄에 정말 아름다운 궁전이 있어요. 저도 궁전 안과 밖을 구경하고 궁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었죠. 그리고 나서 멀지 않은 동네에 왔는데, 아이를 등에 업고 구걸하는 모녀를 마주쳤어요. 그전에는 여행자의 시선에서 모든 게 아름답게만 보였는데, '세상은 참 냉정하고 마냥 좋기만 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뒤로 상황이나 현상의 이면을 생각하곤 해요.

세계여행을 마친 후,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집에 돌아가는 공항버스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채 영종도를 빠져나오기도 전이었어요. 여행을 마쳤다는 아쉬움이나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여행에서 맞이한 경험과 순간의 기억들이 교차되며 흘린 눈물 같아요.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긴 어렵네요.

세계여행을 하며 로띠를 만나게 됐잖아요.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하나요?
 
태국에 간다고 하니까, 다들 로띠를 꼭 먹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반골기질이 있는 터라 오히려 안 찾게 되더라고요(웃음). 특히 태국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많잖아요. 제 뱃속 지분은 다른 먹거리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었죠. 

그런데 우연히 야시장에서 로띠를 만난 거예요. '맛이나 보자.'라는 생각에, 로띠 하나를 먹으면서 숙소로 걸어가다가, 다시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어요. 너무 맛있었거든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하나 더 주문했어요. 그 뒤로 매일 1일 3로띠를 시작했죠(웃음).

2년 차 사장님으로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을까요?
한 손님이 기억나는데요. 이상하게 그분이 오실 때마다 반죽이 동나는 거예요. 세 번 연속 허탕을 치셨어요. 아마 저처럼 로띠에 대한 추억이나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반죽을 따로 빼두겠다고 하니 살짝 눈물을 보이시더라고요. 그 모습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지금도 종종 가게에 오시는데, 다음에 이유나 한 번 물어봐야겠네요(웃음).

강대영에게 로띠란 무엇인가요?
앞으로 계속될 여정의 한 부분이죠. 30대까지의 결과가 <져니로띠>로 열매 맺었고 이후의 여정도 로띠로 이어가지 않을까요? 로띠로 만나는 사람들과 앞으로 겪는 일들이 저의 새로운 여정이 될 거고요. 저는 인생에서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토바이를 타고 배우의 꿈을 꿨던 것, 세계여행을 떠나 태국에서 로띠를 만난 것. 이러한 지점이 모두 이어져 지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져니로띠'를 운영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로띠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차죠. 태국 손님은 고향의 맛이 그리웠다고도 하고, 저처럼 여행 중 로띠를 맛보았던 손님은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고도 하세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로띠인(人)으로서는 태국 오지 마을에 방문하여 그곳 사람들에게 로띠를 나눠주고 싶어요. 태국 음식이지만, 도시에서 떨어진 오지에는 로띠를 파는 곳조차 없거든요. 오토바이나 트럭에 재료를 싣고 이곳저곳 방문하고 싶어요. 그때 비로소 가게 이름을 완성하는 진정한 '져니로띠'가 되겠죠(웃음).

이후 50대가 되면, 제 CRF로 남미 여행을 떠날 거예요. 이후 60대에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 거고요. 지하에는 공연장,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갤러리, 3층에는 식당이 위치하도록요. 식당은 수저나 포크 없이 커리를 먹거나 직접 로띠를 만드는 등 식문화를 더 가깝게 체험할 수 있는 메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주여행이에요. 우주에는 산소가 없어서 오래 머물 수 없잖아요. 그러한 기회라도 온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떠나고 싶어요.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어떨지 정말 궁금해요.
 
 
오토바이 타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저에게 세계여행에 대해 물어보는 분이 많으세요.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힘든 것 없었는지요. 정말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그러한 생각이 들었을 때 하나씩 차근차근 찾아보세요. 오늘 그리고 지금이 가장 쉽게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는 때랍니다!

아직 오토바이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차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순간순간 도로 위 풍경이 다르게 보이고 일상이 달라질 거고요. 마치 여행을 하는 것처럼요.
M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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