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발 유가 불안과 강달러 기조에 따른 고환율 등 경제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음에도, 올해 1분기 국내 이륜차 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불황과 고유가 속에서 경제성을 찾는 실용 소비가 늘며 신흥국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규제 강화에 따른 기저효과… 14.4% 깜짝 성장
국토교통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륜차 최초 사용신고 건수는 2만 1,52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3건(14.4%) 증가했다.
이러한 반등은 시장의 기초체력이 개선되었다기보다는 지난해의 기저효과 성격이 짙다. 지난해 1분기는 유로 5+ 환경 규제 본격 시행에 따른 주요 수입사의 인증 지연과 이륜차 안전검사 제도 도입 등 굵직한 규제 이슈가 겹치며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바 있다. 반면 올해 1분기는 제도가 안정화되며 평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오는 3분기 제작 이륜차 인증생략 제도 개편 등 시장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정책 변화가 예고되어 있어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혼다 주춤, 야마하 반등… 중국 신흥 브랜드의 부상
브랜드별 점유율 변화를 살펴보면 국내 이륜차 시장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부동의 1위 혼다코리아는 전년대비 353건 증가한 9,816건을 기록하며 수성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50.3%에서 45.6%로 4.7%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2위 한국모터트레이딩(야마하)은 전년 대비 무려 2,523건 급증한 3,173건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3.5%에서 14.7%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유로 5+ 인증 난항으로 제때 차량을 출시하지 못하면서 겪은 극심한 부진을 완벽히 털어낸 수치다.
반면, 국산 브랜드인 디앤에이모터스는 지난해 동기 대비 477건 줄어든 2,588건으로 3위로 밀려나며 점유율이 4.3% 하락해 깊어지는 국산 브랜드 침체의 골을 여실히 드러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는 다빈월드(835건, 점유율 3.9%)와 모토스타코리아(808건, 3.9%)가 각각 4, 5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는 점이다. 하오주, QJ모터, 존테스, CFMOTO 등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과 고환율로 인해 수입 이륜차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초기 구매 비용이 낮고 상품성이 개선된 중국 브랜드에 소비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오랜 기간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유통망과 사후관리 체계를 운영해 온 수입사들에 대한 신뢰 역시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낮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와 달리 단순히 ‘저렴한 중국산’이 아니라, 가격 대비 상품성과 현실적인 유지비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구조 변화는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철저한 목적 기반 소비… 배기량별 판매 동향
배기량별 판매 데이터는 이륜차 시장의 철저한 목적 기반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125cc 이하 엔트리 시장은 여전히 일본 브랜드의 각축장이다. 혼다 PCX125 ABS가 5,302건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야마하 NMAX125(1,908건)가 뒤를 이었다. 디앤에이모터스의 UHR125(669건)와 시티베스트(523건)가 고군분투 중이다.
400cc 미만은 혼다 포르자350(1,339건)와 야마하 XMA X(688건)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존테스 ZT368T-G가 335건으로 3위에 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쿼터급 시장에도 신흥 브랜드의 침투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900cc 미만은 혼다 포르자750(128건), CBR650RAC(108건), CB650RAC(66건), X-ADV(80건) 등 혼다가 상위권을 독식하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야마하 TMAX(88건)가 3위에 올랐다.
1000cc 미만은 유럽 브랜드의 강세가 뚜렷하다. BMW S1000 RR(71건), S1000 R(17건)과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윈 900(19건)이 순위권에 올랐고, 스즈키의 GSX-S1000 시리즈가 그 뒤를 받치고 있다.
1000cc 이상은 하이엔드 투어러의 대명사 BMW R1300 RT가 116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70건), 혼다 골드윙 DCT(66건) 등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