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진아(유선)는 한적한 도시 외곽에서 어린 딸 은아(서신애)와 단둘이 살아간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도 진아는 성실과 배려로 딸을 돌보며, 평범하지만 단단한 일상을 유지한다. 함께 밥을 나누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며, 소소한 다툼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모녀의 삶은 그 자체로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어느 날, 은아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늦게 귀가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깊은 밤, 끝내 딸을 발견한 진아가 마주한 것은 상상조차 힘든 현실이었다. 은아는 또래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충격과 공포 속에 방치된 상태였다.

가해자들은 지역 명문고에 재학 중이며, 부모들은 지역 유지나 경찰, 변호사와 깊은 친분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사건을 은폐하려 시도하고, 피해자인 은아를 ‘모함’이라 몰아붙인다. 진아는 법의 힘을 믿고 고소를 진행하지만, 더딘 수사와 반복되는 회유, 그리고 조직적 방해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수개월간 이어진 지리한 법정 싸움 끝에, 법원은 소년법 적용에 따라 가해자들에게 보호처분만을 명령한다. 실질적 처벌은 전무하며, 가해자 측 부모는 재판 후에도 “아이들 장난인데 왜 유난을 떨느냐”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던진다.

“엄마, 미안해. 이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나는 더럽혀졌어.”
딸의 시신 앞에서 진아는 온몸이 부서지는 듯 오열한다. 법과 사회가 지켜주지 못한 현실 속에서, 그녀의 가슴 속에는 냉철하지만 뜨거운 복수심이 피어오른다. 이제 진아 자신이 정의의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는 결심이, 차갑지만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진아는 가해자들의 정보를 하나씩 수집하기 시작한다. 가해자들은 사건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진아를 비웃으며 거리를 활보한다. 그들은 학업을 이어가며 여전히 평범한 청소년의 삶을 살고 있다. 그중 한 명은 은아를 가장 심하게 폭행한 주범이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니다. 사회 구조적 불평등과 제도의 한계를 날카롭게 고발하며, 인간의 감정과 선택, 정의와 복수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무거운 소재와 현실적 묘사, 배우들의 설득력 있는 연기와 안정된 연출이 결합하여, 한국 사회를 직시하게 만드는 강렬한 드라마로 평가할 만하다.
장점: 사회적 메시지의 명료함, 현실적 사건 재현,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선, 몰입감 있는 서사
단점: 사건의 무거움으로 관객에게 심리적 부담이 크고, 희망적 메시지가 제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