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부 보조금 정책 변화로 시장 변화 꾀해야…

M스토리 입력 2022.01.04 14:17 조회수 3,150 0 프린트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이형석 회장
올해는 전기이륜차와 관련해 환경부의 정책이 일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여름부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기이륜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 가운데 최근 환경부가 전기이륜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가짐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환경부로 쏠리고 있다.

이날 환경부가 간담회를 통해 관련 업체에 밝힌 내용에 주요 골자는 전기이륜차 소비자보호와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력으로 요약된다.
환경부는 내년도 환경부 전기 이륜차 보조금 기준에 대폭 손 본 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표명해 놓은 상태에서 경형과 소형 그리고 중형과 특수형 전기이륜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금액을 10-20만원씩 축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외형적으로야 10-20만 원 정도의 폭이 축소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보조금 지급기준 변화로 40-60만 원씩 지원금이 대폭 축소되는 모델도 심심찮게 나올 것으로 업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성능 중심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정부입장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당연한 정부조치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우려스럽다는 의견이다. 바로 평가기준이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져 일부 업체 배불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전기이륜차 실사용자 입장에서는 전기이륜차 구매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부 보조금이다. 따라서 이 보조금 산정기준에 업체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경부가 내년도 보조금 산정기준안에 실효성 떨어지는 등판능력에 여전히 최고점을 주고 있어 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아무리 높은 경사각이라 할지라도 20도*①를 넘지 않도록 설계한다는 점을 들어 극히 일부 골목길 기준으로 마련한 등판기준은 시장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등판능력을 높이려면 연비가 떨어지게 된다. 결국 성능 떨어지는 제품에 정부보조금을 몰아주는 꼴이 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전기이륜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들은 실생활에 가장 적합한 전기이륜차를 개발하기 보다는 정부보조금에 가장 적합한 차를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되었던 A/S에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극히 일부 업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수리는 고사하고 고장에 대해선 응대도 하지 않아 환경부에 항의전화가 폭주했었다. 이런 업체의 상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환경부가 칼을 뽑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는 판매한 지역에는 반드시 전문 수리 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판매한 지역에는 적정부품을 보유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업체들은 환경부의 취지와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지못해 내세운 일부 A/S업체들이 판매지역과는 너무나도 떨어져 있어 A/S의 실효성 자체를 의심스럽게 한다. 자동차와 달리 전기이륜차는 특성상 활동반경이 채 20km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50-100km 떨어진 곳에서 A/S를 받으라고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업체들은 A/S 지정 점으로 지정해 놓은 곳이 자동차 수리점도 있다.  아무리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정교하지 못한 가이드라인은 자칫 또 다른 차원의 민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환경부에서 나오길 기대하기 보다는 우리 업계가 시장 경쟁력을 갖춘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시장이야 죽든 말든 장사꾼 얼굴로 환경부 보조금만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존재들이 득실거리는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을 위해 뛴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녹녹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이제라도 변해야 살 수 있다. 소비자들을 위해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미래를 위해 다양한 도전들이 있을 때 비로써 우리 업계도 미래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①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전기이륜차 최대등판능력은 상온 20% 이상 저온 16% 이상으로  경사도(%) 20%는 경사각(°) 11.31° 16%는 9.0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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