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국토교통부가 구축한 선진 중고차 보증제도 스스로 망치고 있다.

입력 2026.07.02 15:01 조회수 64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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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의 선진화는 눈부실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노력으로 다양한 발전을 거듭하였고 특히 가장 낙후된 중고차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약 150조원 시장 중 중고차 분야는 40조원이 훨씬 넘는 매머드급 시장으로 성장하였고, 가장 중심이 되면서도 소비자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분야로 의미가 극히 크다고 하겠다.

그 동안 가장 후진적이고 낙후되었던 중고차 분야는 소비자 피해도 컷고 사회적 후유증도 큰 분야인 만큼 관심도가 매우 높았다고 하겠다. 이에 따라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중고차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제도인 성능상태점검기록부 교부와 법정 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하여 사업자 거래 시의 의무제도로 도입하면서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고 하겠다. 특히 부작용이 많았던 중고차 업체와 성능점검업체를 완전히 분리하여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통하여 중고차의 가치를 확립하고 문제 발생 시 소비자 피해를 보험 등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면서 더욱 선진형 시스템으로 발전하였다고 하겠다.

물론 이러한 기준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자정 기능이나 개선은 필요하지만 지난 약 20년간의 이러한 중고차 제도는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 중고차의 소비자 보상제도의 중심이 되는 성능점검자의 책임보험을 폐지하고 중고차 판매자의 보험체계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국토교통부의 진행 방법은 소비자 보호보다는 시장 재편을 통하여 주도권을 쥐려는 세력에 휘들리는 듯한 심각한 우를 범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의 중고차 개편안은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연히 중고차 시장의 허위·미끼 매물과 부실 성능 점검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소비자도, 업계도, 정부도 이견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경기도지사 시절 중고차 시장 정상화 토론회에서 "누군가를 속여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를 없애고 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이 대통령은 또 하나의 중요한 말을 남겼다. "작은 문제가 있으면 작은 문제를 해결해야지 더 큰 문제를 만들면 안 된다."고 언급하였다. 당시 토론회에서 발제를 담당한 필자는 좌장을 보았던 이재명 지사와 여러 말을 나눈 기억이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중고차 책임 구조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은 바로 이 대목에서 시작된다.

과연 이번 개편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개혁인가? 아니면 중고차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또 다른 출발점인가? ‘성능점검 책임보험은 왜 만들어졌나’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편안의 핵심은 단순한 보험 계약자 변경이 아니다.

현행 성능점검 책임보험은 성능점검업자가 작성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오류를 담보하는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이다.

과거에는 차량을 판매한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관리법은 성능점검 오류에 대해서는 성능점검자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소비자는 보험사를 통해 직접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즉 현재 제도는 원래 소비자의 '핑퐁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장치였다.

그러나 현재 논의는 사실상 성능점검자의 책임보험 체계를 폐지하고 판매자의 하자담보책임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판매 이익을 얻는 사람이 책임도 져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언뜻 보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책임을 누구에게 지우느냐보다 차량 상태를 누가 객관적으로 판단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믿는 것은 보험이 아니라 성능상태점검기록부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중고차를 구매할 때 믿는 것은 보험증권이 아니다. 바로 성능상태점검기록부라는 것이다.

성능점검제도의 존재 이유 역시 판매자와 독립된 제3자가 차량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라는 데 있다. 현재 성능점검책임보험은 성능점검자의 책임과 점검 결과를 직접 연결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성능점검자의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체계를 폐지하고 판매자의 하자담보책임 중심 구조로 전환할 경우 성능 점검의 독립성과 객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뢰성이 많이 부족한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면서 먹지 말라는 격과 같다는 뜻이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상당수가 딜러 알선 중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판매 현장을 모두 매매사업자가 직접 통제하는 구조가 아닌 상황에서 판매자 책임만 강화한다고 해서 소비자 피해가 자동으로 감소한다고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중고차 평가와 중고차 업자와의 단절이 핵심이고, 소사장인 딜러가 모인 중고차업체에 의한 자체적인 보증책임은 더욱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의 객관적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구축한 중고차 평가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국토교통부 인증 ‘자동차 진단평가사’가 벌써 10,000명을 넘으면서 가장 대표적인 민간 자격증으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요사이 대학에서 국가 자격증과 더불어 유일하게 민간자격증인 ‘자동차 진단평가사’가 중요한 자격취득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 국토교통부의 노력의 결과이다.

한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능점검자의 직접 책임 구조가 약화될 경우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소비자가 의존하는 마지막 안전장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성능점검제도 자체가 형식만 남고 실질적 기능은 약화되는 '성능점검의 형해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더 큰 문제는 시장 구조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대기업 중심 구조가 아니고, 수천 개의 중소 매매상사와 수만 명의 딜러들이 경쟁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그런데 새로운 책임과 위험이 판매자에게 집중되면 누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환불 리스크, 보험료 부담, 소비자 분쟁 대응, 법적 책임, 사후 보증 비용 등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본력과 조직력이 필요하다.

물론 실제 시장은 이미 플랫폼과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B2C 중고차 시장은 2018년 약 263만 대에서 2025년 약 248만 대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K Car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약 5%에서 12.7% 수준까지 상승했다. 중고차 시장이 성장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정체되거나 축소되는 가운데 특정 사업자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헤이딜러 등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차량 매입, 가격 형성, 거래 연결 과정에서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와 책임 부담까지 추가된다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매매상사와 영세 딜러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정책이 의도치 않게 대기업 인증 중고차 사업자와 대형 플랫폼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왜 성능점검책임보험을 폐지하려는가? 이번 논란에서 또 하나의 핵심 쟁점은 자동차매매조합의 공제사업 확대 문제다. 현재 성능점검책임보험은 민간 보험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판매자 하자담보책임 중심 구조로 전환되면서 결과적으로 자동차매매조합의 공제사업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 "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미 운영되고 있는 성능점검책임보험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새로운 구조로 전환하려 하는가." 특히 현재까지는 개편 이후 소비자 부담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보험료가 얼마나 인하되는지, 소비자 분쟁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성능점검 오류가 얼마나 감소하는지 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동차매매조합의 공제사업 확대를 위하여 작업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언급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현행 제도의 어떤 문제가 구조 변경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지, 소비자 편익은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리고 공제사업 확대와는 무관한 것인지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제 데이터로 답해야 한다.

도리어 가장 현명한 방법은 현재의 성능점검과 보험체계에서 문제가 있는 성능점검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더불어 확실한 소비자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확인하여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약 20년 전 국토교통부의 성능상태점검제도와 의무 보증제도 정책연구를 진행한 필자로서는 극히 안타까운 상황이다.

당연히 중고차 시장의 허위·미끼매물과 부실 점검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부실 점검은 부실 점검자를 퇴출시키면 된다. 허위·미끼매물은 강력히 처벌하면 된다. 또한 보험 모집 과정의 위법행위가 있다면 금융당국이 단속하면 된다.

그런데 그 해법이 성능점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영세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며, 결과적으로 대기업과 플랫폼 중심의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임은 국토교통부에 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중고차 시장 문제를 두고 말했다. "작은 문제가 있으면 작은 문제를 해결해야지 더 큰 문제를 만들면 안 된다."

지금 국민이 묻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이번 개편안은 정말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영세 매매사업자의 부담은 키우고, 시장은 소수 대기업·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하며, 성능점검제도의 독립성마저 약화시키는 결과를 국토교통부는 이제 명분이 아니라 데이터로 답해야 한다. 그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번 개편안은 소비자 보호 정책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장 재편 정책이라는 의문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어렵게 구축한 선진형 중고차 현행 제도를 자신들이 망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제라도 엉뚱하고 잘못된 방향을 다시 되돌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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