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질주’ 다섯 번째 주인공은 그 뿌리를 파고들면 무려 1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배경의 제조사 광둥젠야 모터사이클이다.
광둥젠야 모터사이클은 중국 근대 공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유구한 전통을 바탕으로, ‘중·대배기량 크루저’라는 명확한 타깃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는 기술 지향형 브랜드다.
한양병공창에서 마샬모토까지
광둥젠야 모터사이클은 청나라 말기 1890년 양무운동의 주역이자 양광총동, 호광총독 등을 역임한 장지동(張之洞)이 우한에 설립한 무기 제조창 ‘한양병공창(漢陽兵工廠)’에서 시작된다.
한양병공창은 독일의 소총 기술을 소입해 한양88을 비롯한 소총과 대포, 탄약 등을 생산했으며, 당시 청나라에서 군용 소화기와 중화기를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병기창 중 하나였다.
청 멸망 후 일본제국과의 전쟁 과정에서 이전 및 재편되었으며, 일본제국과의 전쟁 및 2차 세계 대전 종료 이후 병기 생산량이 점차 줄었다. 이후 병기창은 충칭으로 옮겨져 제21병기창으로 개칭됐다.
1957년 ‘젠서 공작기계’, 1991년 ‘젠서 공업’으로 재편되며 모터사이클 생산의 뼈대를 갖췄다. 이후 2018년 구조조정을 거치며 ‘한양’ 브랜드가 광둥젠야 모터사이클로 이관되었고, 2019년 글로벌 론칭과 함께 현재의 마샬모토가 확립되었습니다. 해외 전문 매체들이 마샬모토를 일컬어 중국 제조업 변신의 상징적 사례라고 호평하는 이유가 바로 이 깊은 역사에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첨단 ‘디지털 팩토리’
마샬모토는 ‘가성비 조립 공장’이라는 중국 이륜차의 낡은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그 결실이 바로 2024년 11월, 광둥성 장먼에 새롭게 문을 연 ‘브랜드 뉴 디지털 팩토리’다. 1억 위안 이상이 투입된 지능형 공장으로 생산 자동화와 철저한 품질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샬모토는 이를 통해 중·대배기량 내연기관, 전기 모델, 자체 엔진 개발이라는 3대 전략 축을 완성하며 글로벌 공급 기지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아메리칸 감성에 도전하는 대륙의 크루저
마샬모토의 정체성은 분명하다. 마샬모토는 ‘Cruiser Motorcycles Manufacturer’를 내세우며 크루저 명가를 자처한다.
JOY250는 마샬모토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린 1호 히트작이다. 2024년 중국 내 250cc 크루저 시장에서만 1만 대 이상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YES418는 마샬모토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최신 385cc V트윈 수랭 크루저다. 최고출력 39.4마력, 최고속 155km/h의 스펙을 자랑하며, 특히 ‘1970TRAIL’이라는 독자적인 소프트 테일 프레임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북미와 유럽의 정통 커스텀 크루저 수요를 직접적으로 겨낭하기 위해 800cc V트윈 크루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술 차별화와 글로벌 공략의 과제
마샬모토의 바이크들은 다판 슬리퍼 클러치, 듀얼 채널 ABS, TCS(트랙션 컨트롤), TFT 계기반, 벨트 드라이브 등을 기본 탑재하며 철저히 고급화 노선을 걷고 있다. 이탈리아 EICMA를 비롯한 굵직한 국제 모터쇼에 적극 참가하며 해외 딜러망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톱 브랜드로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한다.
대배기량 장거리 크루저의 생명인 장기 내구성과 글로벌 서비스망을 서구권 시장에서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 그리고 한양병공창부터 이어져 온 130년의 헤리티지 스토리를 글로벌 라이더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자체 선언한 신에너지(전동화) 모델 비전을 향후 어떻게 실현해 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중간 지대를 장악하는 기술 지향형 크루저
마샬모토는 초거대 기존 기업과 초저가 신생 브랜드 사이의 거대한 중간 지대를 영리하게 파고들었다. 디지털 팩토리의 안정적인 가동과 함께 YES418 등 주력 크루저 모델들이 선진국 시장의 검증을 통과한다면, 이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전 세계 도로 위에서 가장 위협적인 헤비급 크루저 브랜드로 우뚝 설 가능성이 있다. 병기를 제조하기 위해 130년을 끓어온 대륙의 쇳물이 이제 세련된 엔진의 고동감으로 바뀌어 전 세계를 흔들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