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듯 하던 한겨울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낮 최고기온이 10도를 넘어서는 이제는 대부분의 라이더가 2026년 시즌 웨이크업을 이미 했거나 준비하는 시기일 것이다.
나는 나이가 50대 후반에 접어든 뒤로는 한겨울 영하 15도에 열선장비도 없이 300km 이상의 당일치기 투어를 떠나기도 했던 열정은 식었는지 적어도 영상 5도는 넘어야 근거리 투어라도 떠나다 보니 지난 겨울엔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와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를 합쳐도 한달에 1,000km도 채 타지 않았다. 하지만, 낮기온이 영상 10도를 넘나드는 이제는 식었던 열정도 다시 타오를 만큼 푸근한 날씨라 점점 중장거리 투어를 활기차게 시작할 때다.
좋은 날씨와 멋진 봄날에 좋은 라이딩 버디까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다.
우리가 라이딩 버디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번째 방법은 라이더 중에서 마음이 맞는 라이더를 친구로 만드는 것.
투어 중에 또는 라이더 클럽/밴드 등에서 만나서 친해진 경우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분을 오프라인에서 반갑게 만나 투어버디로 함께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장점은 이미 라이더라 각자 기종의 특징과 라이딩 스타일을 알기에 투어를 함께 할 때 기술적(?)인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라이딩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방법은 이미 친한 친구를 꼬셔서(?) 라이더로 만드는 것.
이 방법은 난이도가 높은 방법이다. 일단 친구가 넘어야 하는 ‘산’이 만만치 않다. 가족의 반대를 극복하고, 잘 설득해서 지원을 얻어야 하고 그게 안되는 경우엔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는 명언에 따라 먼저 저지르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나처럼 태어나서 오토바이라곤 125cc도 타보지 않았던 친구가 대부분인 내 주변에서 MTB도 아니고 오토바이에 두려움 없이 올라탈 수 있는 친구가 많지 않다(대개 타보고 싶은 호기심도 거의 없다. 잘해야 뒷자리 한번 태워달라는 정도다). 비슷한 사회적/경제적 인생을 살아온 친구들은 잃을 것도 많기에 ‘가장 위험한 탈 것’으로 손꼽히는 바이크에 발을 들이기에 주저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바다.
하지만, 만약 친한 친구를 라이딩 버디로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오래 가장 편안하게 함께 할 수 있는 라이딩 버디를 갖게 되기에 어렵다고 진작에 포기하기엔 아쉽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하던 친구들은 이미 서로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라이딩 스킬만 안전하게 습득할 수 있다면 ‘눈빛만 봐도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단계로 투어의 여정, 메뉴, 박투어의 재미까지 일사천리로 해결된다.
그래서… 최근 나는 내 고등학교 친구녀석을 바이크의 세계로 꼬시고(?) 있다.
사실 이 친구는 나보다 먼저 2종소형 면허를 땄고, 내가 바이크의 세계로 들어오도록 꼬셨던(?) 친구로 나는 이 친구 때문에 입문하게 되었고 내가 선택했던 첫 바이크는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이었다. 문제는 이 친구가 호기롭게 구매한 첫 바이크가 BMW R1200RT였다는 것이다. 학원 바이크 생각하고 바이크의 덩치를 무시하고 그냥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에 구매한 이 덩치를 당연히 초보 라이더인 친구가 감당할 수는 없었고 지하주차장을 못 벗어나며 2달 정도를 주차장 내에서 빙빙 돌다가 큰 맘을 먹고 몇 번 도로에 나갔다가 무게와 시트고를 감당하지 못하고 좌꿍과 우꿍을 반복한 끝에 친구는 이 BMW RT를 팔아버렸고 그렇게 나는 졸지에 ‘나를 꼬셔서 입문 시킨 자(?)’를 잃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차례다. 지난 10년 동안 할리데이비슨과 트라이엄프로 뽈뽈대고 돌아다닌 나의 행적을 잘 아는 이 친구가 다시 라이더의 꿈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꼬셔서 이젠 순탄하게 그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친구는 나의 꼬심으로 스키와 MTB, 로드싸이클을 따라서 했던 친구라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연습하며 탄다면 올해 안에는 제주투어 정도는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 친구도 꼼꼼하고 조심스런 성격이라 체계적으로 라이딩 스킬을 올리고 싶어하기에 라이딩 스쿨에 등록해서 과연 바이크라는 물건을 탈 수 있을지, 그리고 지난 BMW RT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보고 있다. 나도 라이딩 스쿨을 추천하기는 했는데 친구는 내가 추천한 곳은 아니지만 경기도 이천의 ‘피네스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완전 생 초보 단계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내 인스타 지인들이 수강했던 곳이더라.
우리가 라이딩을 즐겁고 안전하게 이어 가기 위해서는 늘상 뭔가 ‘새로운 당근’이 필요하다. 그게 어떤 이에게는 신형 바이크 일 수도 있고, 다른 장르의 바이크 일 수도 있겠고, 새로운 라이딩 버디, 새로운 코스 등등 다양할 것이다. 올해의 나에게 그건 ‘친구를 라이딩 버디 만들기’다.
독자 여러분들도 2026년은 라이딩의 ‘새로운 당근’을 찾아 라이딩의 경험을 안전하고 더 풍성하게 누리시길 바란다.
라이딩 스쿨과 입문 바이크
1.라이딩 스쿨 (피네스 아카데미 : 경기도 이천)
10년도 넘게 바이크에는 앉아보지도 않다가 다시 시작하는 친구라 나도 라이딩 스쿨을 통해서 감을 찾고 타기를 권했고, 친구에게는 조현씨가 운영하는 라이딩스쿨인 ‘레인조 아카데미’를 추천했었다. 그런데 조용하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라이딩스쿨 간다며 ‘피네스 아카데미’에 등록했다길래 응원차 들렸었다. 알고 보니, 이미 많은 인스타그램 지인들이 등록해서 수강했던 스쿨이었고 친구에게도 잘 맞는 듯 해 다행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수강생이 많지 않아서 꼼꼼한 레슨이 가능해 보였고 친구는 5회권으로 매회 4시간의 레슨을 받으며 라이딩 기초부터 다듬고 있다.
2.입문 바이크 후보(혼다 레블500 / 트라이엄프 본네빌 T100)
처음엔 레블500을 추천했었다. 혼다 레블500 정도면 시트고도 매우 낮고 출력도 적당해서 무리가 없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바이크를 1200cc인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으로 했던 내 경험으로는 클래식 바이크라면 그것도 출력이 100마력에 근접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초보가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초보가 바이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점들은 (1)발이 편하게 착지되는 시트고와 편안한 자세, (2)토크가 높아서 시동이 잘 꺼지지 않을 것, (3)너무 예민하지 않은 엔진이다. 친구도 자동차를 오래 운전해서 차량들의 거동을 예측하는 노련함은 이미 갖추고 있기에 도로흐름을 파악할 여유를 발휘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고 잃을 게 많은 이 친구도 절대 무모하게 스로틀을 당기지 않을 것이라 대배기량이 과속이 아닌 여유 있는 라이딩에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본네빌 T100을 추천했다. 레블500도 좋지만 친구의 ‘미학적 승질’을 생각할 때 1년도 안되어서 기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것도 이유다. 본네빌 T100은 클래식으로 시간이 지나도 고물이 아니라 클래식으로 소장의 가치가 있기에 더욱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