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질주]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한, 장먼 디하오 모터사이클

M스토리 입력 2026.02.13 12:18 조회수 695 0 프린트
 

브랜는 낯설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유럽 여행 중 빌려 탔던 그 스쿠터, 혹은 남미의 도로에서 마주친 이륜차는 이 회사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CFMOTO’가 화려한 기술과 디자인으로 글로벌 무대의 주연을 꿈꾼다면, 묵묵히 산업의 허리를 지탱하며 실리를 챙기는 기업들도 있다. 대륙의 질주 세 번째 주인공은 중국 모터사이클 산업의 심장부, 광둥성 장먼시의 중견 강자 ‘장먼 디하오 모터사이클’이다.

장먼 클러스터의 실용주의자
중국 남부 광둥성의 장먼시는 ‘중국 이륜차의 디트로이트’라 불릴 만큼 거대한 생산 단지가 형성된 곳이다. 이곳에는 중국 내수 부동의 1위 ‘대장강’과 기술 중심의 ‘존테스(Tayo/Zontes)’ 같은 거물들이 버티고 있다.
장먼 디하오는 이들 거대 1군 기업의 바로 뒤에서, 탄탄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중견 기업의 대표주자다. 1998년 설립된 민롱 그룹 산하의 이 기업은 약 10만㎡가 넘는 두 개의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30만 대 이상의 완성차와 40만 기의 엔진을 쏟아내는 생산 능력은 이들이 단순한 조립 공장이 아닌, ‘알짜배기 제조사’임을 증명한다.

유럽과 남미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디하오의 진정한 경쟁력은 내수보다 수출에서 드러난다. 이들의 전략은 철저히 ‘유연함’에 있다.

디하오는 자체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또는 ODM(제조자 개발 생산) 방식을 통해 현지 유통사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전략을 취한다. 유럽의 까다로운 e-Mark 인증을 획득한 이들의 스쿠터와 언더본 모델들은 유럽 현지 브랜드의 이름으로, 혹은 남미와 아프리카의 ‘국민 오토바이’로 전 세계 60여 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브랜드인 ‘하오톈’과 ‘호우냐오’ 시리즈는 과거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저렴하지만 튼튼한 입문용 바이크로 상당한 판매고를 올리며, 현지 라이더들에게 ‘가성비 좋은 입문차’로 기억되고 있다.

일상의 이동을 책임지는 ‘생활 밀착형’ 라인업
 
CFMOTO가 고성능 레저 문화를 지향한다면, 디하오의 시선은 철저히 ‘생활 밀착형 이동수단’에 맞춰져 있다. 주력 라인업은 실용적인 스쿠터와 언더본 바이크다. 화려한 전자장비나 폭발적인 가속력은 없지만, 고장 나지 않고 저렴하게 굴러가는 ‘생계형 이동수단’으로서의 기본기에 충실하다.

최근에는 전동화 흐름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도심형 친환경 교통수단 수요가 높은 중국 내수시장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기존 차체 기술에 전동 파워트레인과 배터리를 얹은 실용적인 전기 스쿠터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기업과 저가 공장 사이, ‘줄타기’의 미학
장먼 디하오의 시장 내 위치는 명확하다.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소규모 저가 공장보다는 훨씬 우수한 설비와 품질 관리 시스템(ISO9001, 3C 인증 등)을 갖췄지만, 대장강이나 존테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지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디하오는 무리하게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기보다, 장먼 지역의 우수한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중도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단순 하청 생산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는 디하오에게 남겨진 숙제다.

소배기량 이륜차로 세계를 움직이는 실핏줄
장먼 디하오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많은 도시의 배달원, 직장인, 그리고 학생들의 발이 되어주는 명품 조연이다.

중국 이륜차 산업은 몇몇 대기업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디하오와 같은 중견 제조사들이 산업의 허리를 지탱하며 이륜차 산업 생태계를 단단하게 만든다. 화려하지 않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는 힘, 그것이 장먼 디하오의 진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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