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도로 통행 허용... 여전히 높은 안전 논리의 벽

M스토리 입력 2026.02.13 10:02 조회수 854 0 프린트
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에 관한 청원 성사를 위해 오프라인 홍보활동을 벌이는 모습.

라이더의 염원이 담긴 ‘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에 관한 청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대에 올랐다.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는 여전히 안전과 높은 치사율 등을 근거로 한 높은 진입 장벽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계적·조건부 접근을 포함한 정책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려 굳게 닫혀있던 빗장을 열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OECD 유일 금지국 vs 이륜차 치사율 높아
최근 공개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위원은 이륜차 운전자들이 주장한 “OECD 회원국 중 대한민국만이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륜차 운전자들은 이륜차가 자동차세를 납부하고 보험 의무를 이행함에도 인프라 이용에서 배제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오히려 신호와 교차로가 많은 일반도로가 이륜차에게 더 위험하다는 안전의 역설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검토보고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안전 논리를 방패로 삼았다. 보고서는 경찰청 통계를 인용해 최근 5년간 전체 교통사고 중 이륜차 사고 비중은 9.0%지만 사망자 비중은 15.15%에 달한다며 높은 치사율을 지적했다. 또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3.6%)이 일반 교통사고(1.3%)보다 약 2.8배 높다는 점을 들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이륜차가 고속주행 환경에 노출될 경우 인명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부터 이어져 온 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규제 논리와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무조건 '불가'에서 '검토 필요'로… 다소 변화된 기류
주목할 점은 결론이다. 이번 보고서는 “이륜차 통행 문제는 국제 기준, 형평성, 교통환경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정책 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사안”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전문위원은 “안전성, 형평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단계적·조건부 접근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이륜차 운전자들이 제안한 △250cc 이상 우선 허용 △안전교육 이수자 대상 시범운영 등 구체적인 단계별 로드맵에 대해 국회가 무조건적인 거부가 아닌,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볼 만한 안건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해외 사례에 대해서도 선진국 대부분이 일정 배기량 이상의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국가별 교통문화의 차이를 이유로 단순 비교를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반복되는 안전 타령 아쉽지만… 가능성 확인
이번 국민동의청원을 주도하고 성사시킨 주역이 모여 결성한 이륜차실사용자협회 측은 이번 검토보고서에 대해 아쉽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협회 관계자는 “검토 내용을 보면 사고율을 운운하며 이래서 안 된다는 식의 매번 반복되는 답변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답답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책 대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앞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며 "청원이 즉시 폐기되지 않고 논의의 대상으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멈추지 않고 이륜차 교통안전 선진화 법안 제안 등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가지고 국회의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라이더들의 숙원, 국회 논의 본격화될까?
이번 검토보고서는 이륜차 운전자들에게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수십 년간 공고했던 안전을 명분으로 한 규제의 벽은 여전히 높았지만 시대의 변화와 라이더들의 조직된 목소리가 그 벽에 미세한 균열을 냈기 때문이다.

청원인들이 제안한 대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일부 구간에서 250cc 이상 대형 모터사이클에 대한 시범 운영이 검토될 수 있을지, 이제 공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심사 소위로 넘어갔다. 도로 위의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이륜차가 정당한 교통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륜차 운전자들의 눈과 귀가 국회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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