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칼럼] 중국 인도베트남의 전기이륜차 질주, 한국에 닥친 현실적 위기

M스토리 입력 2026.02.13 09:27 조회수 1,298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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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륜차 산업의 중심이 이미 중국·인도·베트남으로 넘어갔다. 이들 국가가 시장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전동화 속도, 정책의 일관성, 제조 경쟁력, 공급망 통제력까지 갖추며 글로벌 산업 지형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기 이륜차 분야에서의 성장 속도는 한국 산업에 구조적 변화를 강요하는 수준이다.

베트남의 사례는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2025년 상반기 베트남 전기 이륜차 판매량은 20만 9,000대. 중국(320만 대), 인도(65만 7,000대)에 이어 세계 3위다. 내연기관 대비 전기 모델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4kW 이하 전기 이륜차 판매는 89%, 고출력 모델은 197% 증가했다. 빈패스트는 무려 447%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일본 브랜드를 밀어냈다. 이는 단순한 소비 변화가 아니라 국가 정책·산업 전략·시장 수요가 동시에 전기화로 이동하는 구조적 전환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 이륜차 생산국이자 사실상의 기술 표준국이다. LFP 배터리 기반 저가형 모델을 대량 생산하며 글로벌 가격 구조를 좌우하고 있다. 인도는 FAME II 정책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생산 체제를 강화하며 산업 자립을 추진 중이다. 세 나라 모두 정부 정책과 산업 전략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정부는 보조금·세제 혜택·도심 규제를 통해 전기화 전환을 밀어붙이고, 기업은 대량 생산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넓힌다.

반면 한국은 전기 이륜차 전환에서 뚜렷한 후발주자다. 배달 산업이 세계적으로도 독특하게 발달한 한국은 이륜차 수요의 상당 부분이 상업용에서 발생하지만, 전기 이륜차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 충전·배터리 교환 인프라 역시 초기 단계다. 이 공백을 중국·동남아산 저가 전기 이륜차가 빠르게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직면한 위험은 명확하다.

첫째, 가격 경쟁력 붕괴다. 중국·베트남산 전기 이륜차는 강력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 기반을 다져 한국 기업이 따라가기 어려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 기술 표준 경쟁에서의 고립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배터리 교환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하며 사실상의 지역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이 자체 표준을 구축하지 못하면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기술적 호환성 문제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국내 제조 생태계 붕괴 가능성이다. 저가 수입 전기 이륜차가 배달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제조업 기반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축소가 아니라 부품·정비·안전 기술·서비스 생태계 전체의 약화로 이어진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전기 이륜차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배터리 교환 인프라를 포함한 생태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제조업 보호와 혁신을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안전 기준 강화, 보조금 정책 정교화, 기술 개발 지원 등이 그 핵심이다.

중국·인도·베트남의 이륜차 시장은 한국 산업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는 빠르게 전환하는 세계와 상대적으로 느린 한국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다. 지금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한국 시장은 머지않아 해외 저가 전기 이륜차의 수입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나 기술·정책·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정비한다면 한국은 배달 모빌리티·스마트 안전 기술·배터리 솔루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선택의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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