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국내 이륜차 시장은 지난해를 지배했던 규제 변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쟁이 재개된 시기로 평가된다. 2025년 상반기가 유로5+ 배출가스 규제와 이륜차 안전검사 제도 시행으로 공급 차질과 시장 위축이 두드러졌다면, 올해는 대부분의 제조사가 인증과 공급 문제를 해소하면서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혼다코리아는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고, 지난해 인증 지연으로 부진했던 한국모터트레이딩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에 BMW 모토라드는 대배기량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우며 각 배기량별 시장 특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혼다, 2만1천 대 돌파… 시장 지배력 유지
상반기 최초 사용신고 데이터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2만1,699건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주요 딜러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엔트리 스쿠터부터 대배기량 투어러까지 전 배기량에서 고른 판매를 기록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표 모델인 PCX125 ABS는 1만779건이 등록되며 지난해(9,486건)보다 약 13.6% 증가했다. 경쟁 모델 공급이 정상화된 상황에서도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은 PCX가 국내 이륜차 시장의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다.
쿼터급 스쿠터 시장에서도 포르자350(3,010건)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되며 중형 스쿠터 시장의 리더 자리를 지켰다.
야마하, 지난해 인증 지연 딛고 완전한 반등
지난해 상반기 유로5+ 인증 지연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모터트레이딩은 올해 7,300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성장했다.
대표 모델인 NMAX125는 4,241건으로 지난해 2,368건 대비 약 79% 증가했고, XMAX는 932건에서 1,393건으로, TMAX 역시 130건에서 251건으로 크게 늘었다.
존재감 커지는 중국 브랜드… 위축되는 국산 브랜드
국산 브랜드 디앤에이모터스는 5,891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UHR125와 시티베스트 시리즈가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상용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갔지만, 전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중국 브랜드를 전개하는 모토스타코리아도 1,839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수준의 판매를 이어갔다. 특히 존테스(Zontes) 368T-G는 633건이 등록되며 여전히 쿼터급 스쿠터 시장의 강력한 경쟁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기본 사양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기량별 등록 현황에서도 스쿠터 중심의 시장 구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125cc 미만에서는 PCX125 ABS, NMAX125, 슈퍼커브가 상위권을 형성하며 출퇴근 시장을 사실상 양분했다.
125~400cc 시장 역시 포르자350, XMAX, NMAX155, ADV350 등 스쿠터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레저와 출퇴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맥시 스쿠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스포츠 모터사이클과 네이키드 모델은 특정 마니아층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레저 바이크만으로 두 배 성장…가와사키의 존재감 커졌다
올해 상반기 시장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가와사키 공식 수입사인 대전기계공업의 약진이다. 대전기계공업은 상반기 최초사용신고 691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배달이나 상업용 모델 없이 순수 레저 모터사이클만으로 이 같은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취미와 레저를 위한 고부가가치 모터사이클 시장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어반 크루저 엘리미네이터(148건)를 비롯해 닌자 500(145건), 닌자 ZX-6R(130건), 닌자 ZX-4R(124건) 등이다. 입문부터 미들급 슈퍼스포츠까지 고르게 판매되며 브랜드 전반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배기량 시장은 BMW의 독주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BMW 모토라드의 강세가 더욱 뚜렷했다.
900~1000cc에서는 S1000RR(158건)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며 슈퍼스포츠 시장을 이끌었고, 1000cc 이상에서는 R1300GS(195건)와 R1300RT(171건)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R1300GS 어드벤처의 인기에 이어 올해는 기본형 GS와 RT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BMW의 투어링 라인업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반면 할리데이비슨과 혼다는 크루저와 투어러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며 프리미엄 시장의 다변화를 이어갔다.
KS 등장에도 규격 통합 갈길 먼 BSS
전기이륜차 시장은 환경부가 KS 표준으로 통합을 유도하기 위해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델별로는 닷스테이션 고고로2 플러스(457건)와 이누리 OK1 KS(438건), 모노모빌리티 MO-1(270건), 맥모터스 몬스터S(235건), 이누리 OK1 쿠루 PRO(144건) 등으로 각기 다른 규격을 사용하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와 플러그인 전기이륜차가 각각 일정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BSS 통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는 이누리(808건), 닷스테이션(616건), 모노모빌리티(343건)가 맥모터스(235건), 킴스트(215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규제 변수보다 경쟁력이 중요한 시장으로
2025년 상반기 시장을 지배했던 키워드가 규제 대응이었다면, 2026년은 상품성과 브랜드 경쟁력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혼다는 흔들림 없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독주를 이어갔고, 야마하는 공급 정상화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회복했다. BMW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했으며, 중국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QJ모터를 비롯한 신규 브랜드의 신차 투입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신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이륜차 시장은 이제 단순한 브랜드 경쟁을 넘어 기술력, 상품성, 서비스 품질 그리고 라이더 경험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