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는 거들 뿐] 수평선을 보며 달리는 낭만, 내 몸의 한계 안에서 비워내는 삶

M스토리 입력 2026.07.16 14:54 조회수 1,434 0 프린트

베스파와 함께 제주의 바람을 호흡하는 언노운무브먼트 황광희 씨

 

더 빠르게, 더 무겁게 드는 것만이 정답일까? 화려한 근육을 위해 한계를 넘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한 청년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주로 향했다.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과 본연의 움직임(Movement)을 통해 진정한 몸의 평온을 되찾았다.
이번 '오토바이는 거들 뿐'에서는 베스파를 타고 제주의 수평선을 곁에 둔 채 느릿하게 나아가는 사람, ‘언노운무브먼트’ 황광희 디렉터를 만났다. 텅 비어있어 오히려 충만한 그만의 담백한 치유의 기록을 전한다.      
                                                  - 편집자 주  -
 
 
자기소개와 함께 ‘언노운무브먼 트’가 어떤 공간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도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고 노력하는 황광희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언노운무브먼트’에서 '무브먼트'라는 장르의 운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강한 움직임을 알리는 스튜디오입니다.

제가 찾아보니 '무브먼트'의 범위가 정말 넓더라고요.
저는 몸과 마음을 정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어요. 단순히 몸의 유연성이나 가동범위를 넘어 그날의 기분, 체력,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 등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 항상 본인의 상태와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그 선을 넘지 말라고 당부해요. 선을 넘는 순간 몸은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까지 경직되기 때문이죠.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지금의 무브먼트까지 닿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전교에서 키가 가장 작았어요. 그런 모습이 제 자존감도 낮췄던 것 같아요. 이후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옷과 잘 어울리는 몸을 갖추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죠. 그런데 욕심을 부려서인지 자주 다쳤어요. 운동을 가르치는 직업임에도 수년간 부상을 겪다 보니, '정작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데, 이런 방법을 안내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에, 무게를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그만두고 자연스럽게 맨몸 운동을 시작하게 됐죠.

그렇게 만나게 된 장르가 무브먼트예요. 무브먼트의 창시자인 이도 포탈(Ido Portal)님이 진행한 수업에 참여했는데 '그동안 보기 좋은 근육만 키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시에 '몸을 잘 움직이는 것 자체가 모든 근육을 잘 쓰고 있다는 증거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뒤로 몸의 재활을 위해 킨 스트레치와 무브먼트를 병행했고 제주에 와서 이곳 '언노운무브먼트'라는 공간을 열게 됐죠. 
 
 
이번에는 제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은데요. 왜 하필 이곳, 제주였나요?
처음에는 몸의 회복을 위해서 왔어요. 위염이 정말 심했는데, 대학 병원에 가고 약을 먹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거든요.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에 다큐멘터리도 보고 책도 읽었는데 공통적으로 자연식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라고요. 그렇게 채식을 시작했는데 2주 정도 되니 통증이 사라지더라고요. 운동의 효율성고 높아지고 피로함도 훨씬 덜 느끼게 됐어요.

제주의 아이콘 이효리 씨를 만나기도 했잖아요.
처음에는 굉장히 얼떨떨했어요. 전혀 몰랐거든요. 단지 친구가 다니던 요가원에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던 거라서요. 아마 알았으면 제가 먼저 물어봤을 거예요. '언제 가야 효리 님 만날 수 있어?'라고요.

이효리 씨가 요가를 오래 수련했지만,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저라면 어쩔 수 없이 편견 아닌 편견이 들었을 것 같거든요.

겪기 전에는 모두가 그럴 거예요. 주(主)가 가수이고 요가는 부(副)라고 생각하잖아요. 제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요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저 좋은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효리 님은 주말을 제외한 모든 평일 새벽마다 수련을 하고 그걸 토대로 수업을 진행했거든요. 만약 제가 효리 님만큼의 인기와 재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안 했을 것 같아요. '굳이… ' 잖아요.
 
 
오토바이를 주제를 바꿔볼게요. 첫 오토바이는 무엇이었나요?
기어를 수동으로 넣어야 하는 올드 베스파가 제 첫 오토바이였어요. 아무래도 패션 영향이 컸죠. 찰스, 배정남, 쿨케이, 류승범 등 빈티지한 옷을 입은 멋진 형들은 항상 베스파와 함께 하더라고요. 그때의 영향인지 지금도 베스파를 타고 있어요. 10년 넘게 함께 했다보니, 이제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됐어요. 어딜 가도 같이 가고 함께 한 추억도 많거든요. 특히 제주에서는 안 가본 곳 없이 여기저기 많이 다녔어요. 

오토바이를 타면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간다기보다, 그 과정이 즐겁잖아요. 특히 제주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높은 건물로 가시거리가 짧은 서울에 비해, 제주에서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오토바이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나 싶어요. 달리는 자체가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니까요.

제주에서 추천하는 장소가 있을까요?
산방산 중턱에 '산방굴사'라고 있는데, 그곳에 가면 오묘한 기분이 들어요. 아주 오래전 종교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소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거잖아요. 이후 산방산 탄산 온천에 가는 거예요. 야외 온천에서 산방산을 바라보면 경치를 바라보면 화룡점정이죠.

불교 용어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는 게송(偈頌)을 좋아하는 문구라고 했잖아요.
저희는 항상 불안한 존재잖아요. 이런 불안감을 없애려고 앞에서 언급한 건강한 식사, 규칙적인 운동과 긍정적인 교류에서 안정감을 찾곤 해요. 이상(理想)은 어차피 이상일 뿐이고 저는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들을 하며 묵묵히 걸어가려고요.

오늘의 인터뷰를 보고 '나도 채식 한 번 해볼까?'라는 분께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뭐든지 어렵게 시작하면 안 돼요. 생야채를 잘 못 먹는다면 조금 익혀서 먹거나, 밥을 줄인 만큼 고구마나 감자를 먹으면 되죠. 고기 대신 버섯이나 두부를 먹고 자극이 필요할 때 비빔밥을 선택해도 좋고요. 

다만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몸을 잘 살펴야 해요. 많은 박사님들이 채식에 대한 주장이나 논리가 다르지만,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자신의 몸을 잘 둘러보라고 하거든요. 왜냐하면 채식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스스로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귀 기울이고 그에 맞춰 단계별로 채식을 시도하는 게 건강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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