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전시] 번지고 남아있는: 장욱진 먹그림

M스토리 입력 2026.01.19 15:31 조회수 351 0 프린트
 

어느새 새해, 1월이다. 아직 날은 매섭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를 다녀왔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장욱진 미술관이다. 겨울이라 풍경은 봄이나 여름만 못하지만, 미술관만큼은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여전히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졌다.

장욱진은 서양화가이면서도 동양적인 수묵화에 깊은 애정을 쏟았던 예술가라고 한다. 유화와 먹그림을 합치면 1,000점이 넘는 방대한 작품 활동을 했지만, 먹그림은 그동안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었다. 이번 전시는 그 미지의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전시는 먹그림을 민화, 불교, 일상이라는 세 가지 소재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이 구성을 따라가다 보니, 먹그림이 장욱진의 예술 세계 전반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불교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장욱진은 부처와 사찰 같은 불교적 이미지를 먹으로 표현해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불화와는 꽤 달랐다. 금색도 없고, 화려함도, 무서운 표정도 없다. 대신 최소한의 선과 번진 먹만으로 표현된 작품에서 본질을 중시하던 그의 태도가 느껴졌다. 작품 앞에 서 있으니, 종교적인 의미보다도 괜히 마음이 조용해졌다.

민화와 일상은 서로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전시 안에서는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통과 현재를 나누는 기준이라기보다, 지금의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처럼 느껴졌다. 익숙한 집과 사람의 형태를 먹으로 표현한 것을 보고 있자니, 민화의 의미인 복과 길상을 의미하는 것보다도 구분하는 일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전시를 보고 나오며, 늘 그렇지만 잘 이해하고 왔는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해석에는 정답이 없기에 오래 보고 나의 것으로 가져온 부분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남았다.
 
전시명 : 번지고 남아있는: 장욱진 먹그림
전시기간 : ~ 4월 5일까지
관람료 : 5,000원
위치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문의 : 031-8081-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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