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태국 카오야이의 밤하늘은 4,600여 대의 모터사이클이 뿜어내는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찼다. 아시아 라이더들의 최대 축제인 ‘아시아 할리 데이즈 2025’가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 참가단이 태국 현지를 방문해, 커스텀 바이크 경연과 스킬 챌린지 등에서 한국 이륜차 문화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돌아왔다. 이번 호에서는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붉은악마 라이더스 김종성 회장이 직접 카오야이를 누비며 기록한 1박 2일간의 여정을 싣는다. 엔진의 진동과 라이더들의 환호가 고스란히 담긴 그의 현장 기록을 엠스토리 독자 여러분께 전한다.
- 편집자 주 -
고동치는 엔진 소리, 축제의 서막
아시아 라이더들의 최대 축제, ‘아시아 할리 데이즈 2025(Asia Harley Days 2025)’가 이틀간의 뜨거운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할리’라는 이름 아래 하나 된 4,600여 명의 라이더들은 이곳에서 자유와 낭만, 그리고 끈끈한 형제애를 확인했다.
미드윈터, 할리의 성지가 되다
방콕에서 동북쪽(Northeast)으로 약 170km를 달려 도착한 카오야이의 ‘미드윈터’는 마치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라이더들을 맞이했다. 당초 말레이시아 개최가 논의되기도 했으나, 작년 치앙라이 싱하 파크에서의 감동을 잇기 위해 다시 한번 태국이 무대가 되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한국을 포함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홍콩 등 20개국 이상에서 모인 80여 개의 HOG(Harley Owners Group) 챕터와 100여 개의 모터사이클 클럽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특히 낮부터 이어진 바이크 스턴트 쇼의 짜릿한 묘기와 라이더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코스튬 콘테스트는 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밤을 깨우는 락과 커스텀의 미학
행사장 중앙을 빛낸 ‘커스텀 킹’ 콘테스트는 또 다른 볼거리였다. 1등의 영예는 말레이시아 데이비드 해리슨(David Harrison)의 ‘엘 패트론(El Patron, 일렉트라 글라이드 하이웨이 킹 커스텀)’에게 돌아갔다. 2등을 차지한 베트남 보 응우옌 뜨룽 란(VO NGUYEN TRUNG LAN)의 ‘로드글라이드 베거 루트 1LAN 할리(ROADGLIDE BAGGER ROUTE 1 LÂN HARLEY, 로드글라이드 스페셜 커스텀)’ 역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한국의 자존심을 세운 작품도 있었다. ‘흥달커스텀(Custom by Hengdal)’이 출품한 순금 도금 바이크 ‘키스 마이 골드(Kiss my gold)’는 화려한 황금빛 자태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한국 커스텀 기술의 예술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한국의 저력… 태극기를 휘날리며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은 ‘H-D 모토 스킬스 아시아 2025(H-D® MOTO SKILLS ASIA 2025)’ 대회였다. 아시아 11개국 대표들이 바이크 제어 기술을 겨루는 이 초대 대회에서, 한국의 김준호 선수가 치열한 경합 끝에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미국 슬라럼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김준호 선수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의 한국 라이더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또한, 22일 오후 카오야이 국립공원 인근을 달린 그랜드 투어링에는 30여 명의 한국 라이더가 참여해 태국의 대자연 속에 태극기의 물결을 수놓았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내년 2월, ‘26 Harley Riders Seminar’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뒤로하고 라이더들은 각자의 길(Road)로 흩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도로가 이어져 있는 한, 그리고 심장이 뛰는 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나 함께 달릴 것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