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북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치앙마이(Chiang Mai)는 태국 중·남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란나타이(Lanna Thai, 13~18세기)의 전통예술과 문화를 온전히 간직한 도시다. 북부 고유의 역사와 독특한 불교문화가 어우러져 독자적으로 전통을 계승·발전시켜온 것이 특징이다.
란나 양식의 소승불교 사원 건축, 섬세한 목공예와 칠기, 전통 직물과 지우산, 그리고 이 지역만의 음악과 공연예술 등은 치앙마이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 있다.

가장 대표적인 란나 양식 건축물은 지붕 박공의 칼래(Kalae) 장식, 정교한 처마 목각, 화려한 금박 장식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원으로는 올드 시티 내의 ‘왓 프라씽’, ‘왓 치앙만’, 그리고 치앙마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왓 프라 탓 도이수텝(Wat Phra That Doi Suthep)’이 있다.
사원 내부의 벽화는 붉은 배경 위에 금색 패턴으로 그려져 있으며, 왕국의 역사와 불교 설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인 도이수텝은 태국 국왕이 치앙마이를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참배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랜드마크다.

나 역시 치앙마이에 오면 300cc 이하의 스쿠터를 빌려 이곳을 자주 찾곤 한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오르는 코스는 마치 한국 배내골의 산길을 주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메라를 챙겨 먼 산 너머로 저무는 일몰을 담을 때면, 도이수텝이 치앙마이의 심장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치앙마이의 전통 음악과 춤을 감상하고 싶다면 ‘칸똑(Khantok)’ 디너쇼를 추천한다. 전통 귀족들의 연회를 재현한 극장식 식당으로, 북부 대표 공연장 중 규모와 화려함에서 손꼽히는 곳이 ‘쿰 칸똑(Khum Khantoke)’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북부 여성의 우아한 전통 춤 ‘훤렙(Fon Lep)’ 공연이 펼쳐진다. 관람객은 한국인(카올리), 중국인(찐), 유럽인(파랑) 등 다양하며, 하루 한 차례 저녁 공연이 진행된다.
입장료는 550바트(한화 약 2만2,000원)로, 1인당 소반에 란나 시대의 전통 요리가 제공된다. 식사와 함께 1시간 반가량 이어지는 공연이 끝나면, 출연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처럼 란나 문화의 예술적 유산은 오늘날에도 치앙마이 곳곳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도시 전체에 독특한 예술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 명소로는 매주 일요일 올드 시티 중심 거리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Sunday Market)’, 일요일 새벽의 ‘찡짜이마켓(JJ MARKET)’, 그리고 창푸악 지역의 토요 벼룩시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선데이 마켓은 다양한 전통 수공예품과 수제 직물, 열대과일, 거리 마사지 숍이 즐비해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창푸악의 벼룩시장은 빈티지 의류와 골동품, 오래된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현지인의 시장이다. 가끔 한국 소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오후 4시 이후에는 농수산물 장터로 변신해 인근 주민들이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몰려든다.
치앙마이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리코 할리데이비슨 치앙마이 센터를 찾아 HOG 치앙마이 챕터의 Pom 회장, Chok 부회장 등 임원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마침 멤버 중 한 명인 쿤 체드가 집들이 잔치를 연다고 하여 함께 참석했다. 그는 할리데이비슨을 포함해 네 대의 바이크를 보유한 열정적인 라이더다.
직접 요리한 태국식 만찬과 함께 치앙마이의 대표 맥주 ‘비어 창(Chang)’을 나누며 “Harley One! We are One!”을 외쳤다.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바이크로 이어진 우정은 밤이 깊도록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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