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회장과 함께 떠나는 바이크 투어] 동남아시아 6개국 바이크 투어... 필리핀 수도 마닐라 여행기

김종성교수 입력 2025.02.18 08:53 조회수 52 0 프린트
교황청으로부터 준대성전으로 지정된 마닐라 대성당.

나는 마닐라에서의 새해맞이 축하파티를 숙소 호텔 부근의 주민들과 함께 새벽까지 보낸 후 잠시 호텔에 돌아와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후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카메라를 둘러매고 마닐라 시내와 주변 거리 모습들 그리고 마닐라 여행의 필수 인증 코스인 ‘인스트라무로스’안에 있는 마닐라 대성당과 샌디에고 요새 등을 구경하기 위해 호텔 인근에서 렌트한 작은 스쿠터에 몸을 싣고 출발하였다. ‘인스트라무로스’는 말은 16세기 말 당시 스페인 정복자들이 본국에서 이주한 거주자들의 방어목적으로 건립된 석조 성벽을 말하는데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높이 22m, 길이 약 4.5km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으로 인해 크게 파괴되었으나, 1980년대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마닐라 중심가의 고층 건물 뒤로 저녁 노을이 지는 모습

마닐라 시내 곳곳에 위치한 모터바이크 렌탈샵은 여러 종류의 모델들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혼다, 스즈키 등 소형스쿠터 종류가 대부분이다. 렌탈 비용은 기종과 배기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하루에 약 450페소~1,000페소(한화 1만2,000원~2만5,000원)으로 다양하며 렌탈신청은 구글 인터넷에 ‘Rental motor Manila, Klook’같은 상호들이 검색되는데 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잘 나와 있다. 처음에는 호텔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렌탈샵에 방문해서 헬멧 등과 함께 계약하면 되는데 약간의 디파짓을 요구하거나 여권이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준비하면 되겠다.
 
마닐라 대성당 앞 시티투어 마차.

나는 우선 마닐라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꼽히는 명소 중 한 곳인 마닐라 대성당으로 향했는데, 이곳은 마닐라에 위치한 또 다른 성당인 ‘성 어거스틴 대성당’과 함께 중세 건축양식으로도 잘 대비되는 곳이다. ‘성 어거스틴 대성당’은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되었으며 17세기의 완공된 모습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마닐라 대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세워졌으며 또한 성당 내부의 섬세하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중세 로마네스크-비잔틴의 화려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성당으로 유명하다. 필리핀 건축가 페르난도 오캄포(Fernando Ocampo)가 설계하였고, 바티칸의 원조를 받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특히 필리핀의 종교적 상징주의를 잘 표현한 창문들과 대성당의 역사를 나타내고 있는 청동 문이 유명하다.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하여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준대성전(Minor Basilica)’으로 지정되었다. ‘준대성전’은 로마에 있는 4대 ‘대성전(Major basilica)’과 비교해 한 단계 낮은 성당으로 역사적, 건축적으로 가치가 있고 카톨릭 전례와 사목 활동에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 곳이다.
 

성당 내부에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과 조명등을 갖추고 있어 종종 콘서트 등이 열리며 여행객들에게 많은 볼거리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따라서 많은 젊은 새 커플들이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원하므로 매우 인기가 높은 장소인데 예약순위가 길게는 1년여 결혼식 예약이 끝나있다고 한다. 대성당 광장 앞에 서 있는 동상은 스페인 부르봉 왕가의 카를로스 4세인데 재위 중 천연두 백신을 도입한 것을 기려 1824년에 세워졌다.
 

나는 다시 성벽으로 둘러싸인 ‘인트라무로스’ 내 위치한 ‘산티아고 요새’로 향했다. 이 요새는 점령군 스페인의 초대 필리핀 총독인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에 의해 1571년 착공됐으며, 1593년 ‘고메스 페레스 다스마리냐스’ 총독의 임기 중에 돌로된 성벽과 포대 등이 완공되어 요새화됐다.

‘산티아고 요새’는 필리핀 점령 초기에는 스페인 이주 거주인들을 위한 보호 목적에서 이후에는 점차로 스페인 주둔 군대 기지, 죄수를 격리하기 위한 감옥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됐으며, 필리핀의 혁명자이자 독립운동가인 호세 리잘이 수감되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1762년 영국에 점령돼 스페인에 반환되기 전가지 영국 해군의 작전 기지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1898년 미국에 필리핀이 점령된 이후에는 미육군 본부 역할을 했다. 1950년경 제2차 세계대전으로 훼손된 성문과 성벽을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훼손된 성벽과 성문들을 1950년 경 복원했다고 한다. 성벽 위에 올라서면 저 멀리 ‘파시그 강’의 탁 트인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겠다.
 

내가 즐겨 묵고 있는 마닐라의 호텔은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의 남쪽에 위치한 소도시인데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하며 인근의 파사이(Passay)시와 한국 교민들이 운영하는 크고 작은 식당들, 그리고 마닐라 메트로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마닐라 방문 시에는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새해맞이 행사를 이곳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재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늘 친구처럼, 형제처럼 반갑게 맞이해주는 필리피노 산토스 씨와 그의 가족 그리고 동네 친구, 지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정겹고 포근하며 소박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항상 내가 갈 때면 이젠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한국의 대표적 농심라면을 몇 박스씩 선물하곤 하는데 그들의 기뻐하는 모습은 내 기억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마닐라를 떠나기 전 나는 다운타운의 빌딩 숲 전경과 노을, 그리고 야경을 보고 싶어 메트로 마닐라에 위치한 마가티 호텔로 향했는데 이 호텔에서 바라보는 다운타운의 모습이 제일 화려하기로 소문나있다. 바로 필리핀 경제의 메카이면서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가 탄생하기 전의 구 마닐라의 강남인 곳이다. 또한 한인 밀집 지역인 말라테와 더불어 유명한 카페들이 많이 모여있다. 이곳 현지인들은 작은 앙헬레스(Little Angeles)라고도 불리운다. 따라서 한인 관련 범죄와 우범들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여 여행객들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새로운 할리 데이비드슨 "HOG"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잠시 정들었던 마닐라를 떠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발한다. 짧은 신년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숙소 호텔 주변의 주민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또 다른 모터바이크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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