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찾은 연세대 원주 캠퍼스.
이제 겨우 여름이 지나간 듯 한데 벌써 아침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낮 기온도 15도 언저리에 머무는 게 겨울이 코 앞에 다가온 것이 느껴진다. 이제 우리 나라에 가을은 살짝 맛만 보여주고 가는 찰나의 시간이 된 것인가 싶다.
이번 여름이 너무나도 덥고 길어서 그런지 작년 이맘 때에는 온통 붉고 노랗게 물들었던 산야가 올해는 단풍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호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이번 가을에 다녀온 단풍코스를 다루고 그와 함께 8년이 넘게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만 타다가 살짝 외도를 하기 위해 한 선택(?)을 독자들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단풍투어 코스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집중적으로 은행나무 단풍을 볼 수 있는 원주로 다녀왔다. 원주는 서울 강남 기준으로 코스에 따라서 250~300km 내외로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서 은행나무 단풍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 한번에 노란 색의 바다에 빠지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은 코스다

원주를 가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번엔 횡성에 있다는 특이한 더덕순대국을 먹어보고, 내 참새방앗간 중 하나인 할리데이비슨 원주점을 지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반계리 은행나무에 들려 은행나무 단풍을 만끽한 후, 복귀는 블루헤런 골프클럽 앞을 지나 오는 경로로 잡았다. 이렇게 할 때, 내 경우 대략 260km 정도로 5~6시간 정도의 라이딩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코스라 2~3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감안해도 해지기 전에 다녀올 수 있는 하루 투어코스로 딱 좋다.
요즘은 오전 9시 전에는 10도 이하로 겨울에 못지 않은 기온이니 9시가 넘어 살짝 느긋하게 출발했다. 서울에서 대략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횡성더덕순대집은 다양한 순대국(이렇게 많은 순대국 메뉴는 처음 보았다)을 판매하는데 더덕순대국은 그 중에 하나로 한번쯤 맛을 볼 만 하다.
더덕순대국으로 일찌감치 점심을 해결하고 느긋하게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반계리 은행나무로 노란 단풍의 향연에 빠지러 갔지만 아직 조금 더 있어야 본격적인 은행단풍의 시기가 올 것 같았다.
작년에 같은 시기에 갔을 때에는 연대 미래캠퍼스에는 단풍이 거의 다 떨어졌었고, 반계리 은행나무는 만개해서 막 단풍이 지고 있던 때였는데 이번엔 원주 미래캠퍼스는 아직 떨어진 단풍은 없고 이제 겨우 물들기 시작하고 반계리 은행나무는 오히려 푸르렀다(반계리는 10월말이 지나야 물들기 시작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도 연대 미래캠퍼스는 연대 신촌캠퍼스의 예전 백양로의 모습을 추억하게 하는 분위기의 진입로가 멋져서 진입로에 있는 교내카페에서 제법 오래 쉬다가 왔다(교내카페라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원주를 다녀올 때 항상 한번은 일부러 지나가는 블루헤런CC는 봄에 벚꽃으로 정말 멋진 코스이긴 하지만 가을에도 좋은데, 가로수가 감싸주는 나무숲 터널을 지나는 매력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나는 이렇게 할리데이비슨의 묵직한 배기음을 즐기며 시골길을 산책하듯 느긋하게 달리는 길을 좋아한다. 아침 9시에 출발한 나의 원주 나들이는 오후 6시경에 무사히 복귀하며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두번째로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지난 8년 동안 할리데이비슨으로 입문하고 포티에잇과 로드글라이드로 누적거리 21.5만km를 넘게 타다가 찾아 온 권태기(?)를 해소시켜 줄 세컨바이크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 여행기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넓지 않은 대한민국 땅을 20만km를 넘게 다녀보면 포장된 곳은 안 가본 곳은 거의 없게 되고, 대부분 수십 번 이상 방문하게 되어서(속초/강릉은 200번도 넘게 다녀온 것 같다) 뭔가 새로운 코스를 다른 느낌으로 경험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없더라. 이 계기는 2년전쯤에 오프로더인 포드 브롱코를 사서 그 동안 도심형 SUV로는 쉽게 들어가지 못하던 임도, 도강코스 등을 브롱코로 경험하면서 새로운 감성을 느꼈고, 이런 길을 바이크로도 가 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거리 주행에 최적인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를 아예 듀얼퍼포즈 바이크로 기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얼마 전에 영국의 바이크 명가인 트라이엄프에서 새로 출시한 스크램블러 400X라는 400cc급 바이크를 세컨바이크로 계약해 두었다(그런데 이게 인기절정이라 올 해 안에 받을 수 있을지 알 길이 없다).
새로운 장난감의 출고는 아마도 연말 또는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세컨바이크를 400cc로 선택한 건 가보고 싶은 가벼운 임도 정도는 이 정도의 바이크면 충분하다는 생각과 우리나라 카페리선박의 선적운임구조가 400cc 바이크까지는 125cc 바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적운임이라 제주도 등에 가기에도 적합해서 목포에 있는 아지트에 보관하고 남도투어와 제주투어를 다녀오기에 딱 좋은 배기량이기 때문이다(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는 좁은 골목들과 좋은 임도가 많은 제주도에서 타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불편하고, 선적운임도 웬만한 차량보다 비싸서 경제적이지도 않다).
이제 다음 달이면 사실상 겨울이 아닐까 싶은데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라이더들께서도 건강관리 잘 하시고 더 추워지기 전에 안전하게 즐거운 추억들을 쌓으시기를 바란다.
오가는 길에 들리기 좋은 곳들

이번 여름이 너무나도 덥고 길어서 그런지 작년 이맘 때에는 온통 붉고 노랗게 물들었던 산야가 올해는 단풍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호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이번 가을에 다녀온 단풍코스를 다루고 그와 함께 8년이 넘게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만 타다가 살짝 외도를 하기 위해 한 선택(?)을 독자들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단풍투어 코스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집중적으로 은행나무 단풍을 볼 수 있는 원주로 다녀왔다. 원주는 서울 강남 기준으로 코스에 따라서 250~300km 내외로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서 은행나무 단풍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 한번에 노란 색의 바다에 빠지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은 코스다.
원주를 가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번엔 횡성에 있다는 특이한 더덕순대국을 먹어보고, 내 참새방앗간 중 하나인 할리데이비슨 원주점을 지나,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반계리 은행나무에 들려 은행나무 단풍을 만끽한 후, 복귀는 블루헤런 골프클럽 앞을 지나 오는 경로로 잡았다. 이렇게 할 때, 내 경우 대략 260km 정도로 5~6시간 정도의 라이딩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코스라 2~3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감안해도 해지기 전에 다녀올 수 있는 하루 투어코스로 딱 좋다.
요즘은 오전 9시 전에는 10도 이하로 겨울에 못지 않은 기온이니 9시가 넘어 살짝 느긋하게 출발했다. 서울에서 대략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횡성더덕순대집은 다양한 순대국(이렇게 많은 순대국 메뉴는 처음 보았다)을 판매하는데 더덕순대국은 그 중에 하나로 한번쯤 맛을 볼 만 하다.
더덕순대국으로 일찌감치 점심을 해결하고 느긋하게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반계리 은행나무로 노란 단풍의 향연에 빠지러 갔지만 아직 조금 더 있어야 본격적인 은행단풍의 시기가 올 것 같았다.
작년에 같은 시기에 갔을 때에는 연대 미래캠퍼스에는 단풍이 거의 다 떨어졌었고, 반계리 은행나무는 만개해서 막 단풍이 지고 있던 때였는데 이번엔 원주 미래캠퍼스는 아직 떨어진 단풍은 없고 이제 겨우 물들기 시작하고 반계리 은행나무는 오히려 푸르렀다(반계리는 10월말이 지나야 물들기 시작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도 연대 미래캠퍼스는 연대 신촌캠퍼스의 예전 백양로의 모습을 추억하게 하는 분위기의 진입로가 멋져서 진입로에 있는 교내카페에서 제법 오래 쉬다가 왔다(교내카페라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원주를 다녀올 때 항상 한번은 일부러 지나가는 블루헤런CC는 봄에 벚꽃으로 정말 멋진 코스이긴 하지만 가을에도 좋은데, 가로수가 감싸주는 나무숲 터널을 지나는 매력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나는 이렇게 할리데이비슨의 묵직한 배기음을 즐기며 시골길을 산책하듯 느긋하게 달리는 길을 좋아한다. 아침 9시에 출발한 나의 원주 나들이는 오후 6시경에 무사히 복귀하며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두번째로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지난 8년 동안 할리데이비슨으로 입문하고 포티에잇과 로드글라이드로 누적거리 21.5만km를 넘게 타다가 찾아 온 권태기(?)를 해소시켜 줄 세컨바이크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 여행기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넓지 않은 대한민국 땅을 20만km를 넘게 다녀보면 포장된 곳은 안 가본 곳은 거의 없게 되고, 대부분 수십 번 이상 방문하게 되어서(속초/강릉은 200번도 넘게 다녀온 것 같다) 뭔가 새로운 코스를 다른 느낌으로 경험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없더라. 이 계기는 2년전쯤에 오프로더인 포드 브롱코를 사서 그 동안 도심형 SUV로는 쉽게 들어가지 못하던 임도, 도강코스 등을 브롱코로 경험하면서 새로운 감성을 느꼈고, 이런 길을 바이크로도 가 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거리 주행에 최적인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를 아예 듀얼퍼포즈 바이크로 기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얼마 전에 영국의 바이크 명가인 트라이엄프에서 새로 출시한 스크램블러 400X라는 400cc급 바이크를 세컨바이크로 계약해 두었다(그런데 이게 인기절정이라 올 해 안에 받을 수 있을지 알 길이 없다).
새로운 장난감의 출고는 아마도 연말 또는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세컨바이크를 400cc로 선택한 건 가보고 싶은 가벼운 임도 정도는 이 정도의 바이크면 충분하다는 생각과 우리나라 카페리선박의 선적운임구조가 400cc 바이크까지는 125cc 바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적운임이라 제주도 등에 가기에도 적합해서 목포에 있는 아지트에 보관하고 남도투어와 제주투어를 다녀오기에 딱 좋은 배기량이기 때문이다(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는 좁은 골목들과 좋은 임도가 많은 제주도에서 타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불편하고, 선적운임도 웬만한 차량보다 비싸서 경제적이지도 않다).
이제 다음 달이면 사실상 겨울이 아닐까 싶은데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라이더들께서도 건강관리 잘 하시고 더 추워지기 전에 안전하게 즐거운 추억들을 쌓으시기를 바란다.
오가는 길에 들리기 좋은 곳들
횡성에 있는 순대 전문점으로 순대국의 종류만 예닐곱 가지에 이른다. 내가 선택했던 더덕순대국은 그 중에 하나로 개성이 강한 순대와 더덕을 함께 조리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미료가 조금 많이 들어가면 거의 인사불성이 되는 내가 괜찮은 것으로 보아 인공조미료를 많이 쓰는 식당이 아니라 좋다. 한번쯤 드셔 보실 만 하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강원 원주시 연세대길 1)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다른 이름이다. 캠퍼스의 조성이 잘 되어 있고, 진입로가 예전에 차가 다니던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백양로를 떠올린다. 진입로부터 교내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멋지게 조성되어 있어서 단풍철이 되면 캠퍼스가 모두 노란색으로 물드는 곳이다. 학교부지가 제법 크고 건물들도 멋지고 교내라 저렴한 캠퍼스 카페에서 음료 한잔을 하며 쉬면 10살은 젊어지는 효과가 있다.

반계리 은행나무 (강원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1495-1)
196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8백년이 넘은 거대한 은행나무다. 다양한 은행나무를 봤지만 이만큼 큰 은행나무는 내 경험엔 이곳이 유일하고 수령이 8백년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활기차서 단풍철이 되면 빼곡하게 은행잎을 품고 있다가 노란 단풍비를 뿌려댄다. 진입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은 점은 불편하지만 바이크의 주차는 어렵지 않다. 한번쯤은 꼭 가보기를 권한다. 다만, 올해는 여름이 너무 길어서인지 내가 찾아간 10월 중순에는 노래지지도 않았었다. 올해는 10월말에서 11월초에 절정을 이룰 듯 하다.
장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