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의 바이크 라이프] 좋은 할리데이비슨 라이딩버디 되기

장준영 입력 2024.06.28 16:35 조회수 156 0 프린트
 
벌써부터 낮 기온이 여름을 방불케 하는 모양새가 올해 여름도 녹록하지 않겠다.

그래서인지 요즘 ‘양평만남의광장’을 비롯한 라이더 집결지(?)에 가면 선선한 아침에 모여 있는 라이더들을 많이 만나곤 한다.  아마도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뜨거운 햇볕과 정체로 녹초가 되기 쉬운 날씨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서울을 벗어나려는 이심전심이 아닐까?
 
요즘은 할리데이비슨을 비롯한 많은 라이딩 팀들이 소그룹 또는 대규모 라이딩을 삼삼오오 떠나는 시기이면서 라이더들이 중장거리 그룹 라이딩의 즐거움에 들떠 있기 쉬운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간혹 크고 작은 사고(?) 소식들도 들리곤 한다. 베테랑 라이더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전에 대해서 몸에 체득되어 있는 습관과 원칙들이 있다.  하지만, 라이딩 경험이 많지 않고, 혹여 라이딩을 나갈 때마다 사건사고가 잦은 라이더라면 그룹 라이딩의 목적과 함께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번 호에 의견을 다루고자 한다.  우리가 라이딩을 함께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 정도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내가 경험하지 않았던 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솔로 라이딩을 어느 정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덧 매번 같은 목적지를 같은 코스로만 가는 경험을 한 라이더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춘천을 가는 코스도 많고, 속초를 가는 길도 수십 가지다. 함께 라이딩을 하다 보면 내가 모르던 멋진 오솔길을 알게 되기도 하고, 좋은 카페와 식당들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둘째,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솔로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들은 공감할 것이다.  라이딩 후에 본인이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  인스타360 같은 액션캠을 사용하는 경우 본인이 나오기도 하지만 항상 비슷한 앵글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정작 멋진 배경에서도 사람은 없고 바이크만 나오는 사진이 다반사가 된다. 하지만, 함께 라이딩을 한다면 서로 찍어주기에 자신과 라이딩버디들이 함께 나오는 다채로운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셋째, 사고 등의 돌발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장거리 투어를 자주 다니게 되면 펑크, 작은 접촉사고, 제꿍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럴 때 혼자인 것보다 라이딩버디들이 함께 하는 경우가 훨씬 좋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다.

넷째, 메뉴선택의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솔로 라이더들의 숙명인 1인분 식사메뉴의 제한에서 맘 편하게 벗어날 수 있다.  전국을 여행 하다 보면 맛집들 중에는 혼자서는 주문할 수 없는 양(?)의 메뉴들이 있는데 이런 메뉴들도 여럿이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다섯째, 혼자 타는 것보다 차량들에게 쉽게 발견되어 안전하다.  너무 대규모 라이딩 팀은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도로에 민폐가 되기도 하지만 5대 내외의 라이딩 팀은 체계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만 한다면 혼자 탈 때보다 안전하고 주변 차량들에게 민폐가 되지도 않는다.
 

여섯째, 박투어를 갈 때 중복되는 짐을 줄일 수 있다. 모터사이클 캠핑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특히 해당되는 내용으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코펠, 조리기구 등을 굳이 중복해서 가져갈 필요가 없어서 짐이 줄어든다 (여성라이더들은 헤어 드라이기 등을 분담해서 가지고 오기도 한다더라).

일곱째, 라이딩 실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룹 라이딩 팀원들의 실력이 대략 비슷하고 그 중에 경험 많고 라이딩 실력이 좀 더 좋은 베테랑 라이더 한 명 정도가 있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실력차이가 적어서 무리한 주행을 하거나 코스가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멤버가 없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나가면서 라이딩 팀 전체적으로 실력이 레벨업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 하는 박투어의 경우 서로 다른 인생경험을 나누며 대화가 끊이지 않아 타지에서의 밤이 지루할 틈이 없다.

아무튼, 대규모 그룹 라이딩이 많은 할리데이비슨도 이건 예외가 아니다.  그룹 라이딩은 많은 장점을 가지지만, 그룹 라이딩을 할 때에는 반드시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고 이 원칙들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에는 오히려 그룹라이딩이 솔로라이딩 보다 위험할 수 있다.

첫째, 로드가 경험이 많고 배려심이 있는 리더여야 한다.  간혹, 경험이 많지 않은 로드마스터가 멤버들의 라이딩 경험과 실력을 간과하고 급코너로 이루어진 와인딩 코스를 냅다 달려 멤버들이 무리해서 따라가다 연쇄충돌사고가 나거나, 대규모 그룹임에도 차량들 사이를 칼 치기 하듯이 달리는 클럽들을 보기도 하는데 위험천만한 일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 경험이 적은 라이더는 투어가 즐겁지 않을 뿐 아니라, 차량과의 사고는 부상의 정도가 큰 경우가 많아 매우 위험하다. 로드마스터 중에는 자기자랑(?)을 위해서 과시적으로 달리는 라이더도 있는데 이런 로드마스터를 만난다면 하루 빨리 그 그룹에서 빠져 나오는게 상책이다.
 

둘째, 멤버들은 기본 라이딩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간혹 모르는 분들과 그룹투어를 떠나보면 지그재그로 대열을 구성해서 달리지 않아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앞 바이크와 너무 가까이 달리거나, 너무 떨어져서 달려서 그 사이로 차량들이 들어오려고 하다가 급브레이크 등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를 보기도 하고, 1개 차선으로만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딩에 취해서 혼자 갑자기 여러 개의 차선을 오가면서 기분을 내는 라이더를 본 적도 있다.  그룹 라이딩이 멋진 경우는 대열을 잘 갖추고, 적당한 속도로, 안전하게 달릴 때 멋진 것이다.  멋대로 달린다면 그건 멋진 그룹 라이딩이 아니라 그냥 도로 위의 무법자 떼에 지나지 않는다.  간혹 라이딩 중에 멤버들 간의 접촉/충돌사고 등이 난 후에 서로 탓하다가 뻘쭘 해져서 팀이 흐지부지 흩어지고, 부상 당한 멤버의 마음에는 상처만 남기는 안타까운 일들도 일어나곤 하더라.

셋째, 미리미리 준비하고 다른 멤버들을 배려해야 한다. 대규모 그룹 라이딩을 나가보면 유독 준비가 느린 분들이 있다.  분명 10분 뒤에 출발이라고 전달되었음에도 출발시간이 되어서야 선크림을 바르고 헬멧을 쓰기 시작하는 멤버를 비롯하여, 주유를 하지 않고 와서 대열 전체가 주유소에서 대기해야 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개인적에게는 한두 번에 불과한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10대 이상이 움직이는 그룹 라이딩의 경우에는 한두 번의 지연이 모여서 늘어지는 투어가 될 수 있다.  식당 선정에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만 고집하는 이도 있는데 메뉴가 마음에 안 든다면 애당초 그 투어팀에 따라 나와서는 안된다.

넷째, 로드마스터를 존중해야 한다. 그룹 라이딩의 로드마스터를 하다 보면 로드마스터가 길을 안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  마치 자기가 가고 싶은 코스를 안내하는 여행가이드 쯤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간혹 보게 되는데, 로드마스터는 해당 코스에 대한 경험도 많고 라이딩 스킬도 다른 멤버들보다 좋은 경우가 많고, 그룹을 리딩 하느라 신경을 써야하는 것도 많아서 그날의 라이딩은 그다지 즐겁지 않을 수 있지만, 해당 클럽과 멤버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박투어를 떠나면서 중간중간 가고 싶은 곳을 뜬금없이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얘기를 다 들어주다가는 식당예약시간과 목적지 도착시간이 다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자기가 가보고 싶은 곳은 혼자 가거나 ‘그 곳’을 목적지로 하는 투어팀을 따라 갈 일이다.
 
나는 안전하고 오랜 동안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 ‘불꽃 같이 타오르는 라이딩 경험’을 가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유는 한번의 큰 사고 등으로 바이크라는 취미를 아예 내려놓은 경우도 보았고, 그런 경우 가족이나 본인 자신에게도 그냥 ‘아픈 상처’로 남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안전수칙을 지키며 라이딩을 하더라도 ‘바이크 라이딩의 즐거움’은 그렇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딩은 어떻게 해도 재미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좋은 라이딩 버디가 되어 이 더운 여름에도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웃음이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무더운 날 가기 좋은 막국수 전문점
고기리막국수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이종무로 157)
멀리 떠나기엔 부담스러울 때 가기 좋은 식당이다. 어느덧 너무나 유명해져서 점심시간에 맞춰서 가면 대기를 피하기 어려운 식당이긴 하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들기름막국수로 시작하고 물/비빔 사리(사실 그냥 온전한 막국수 한그릇을 준다) 하나를 추가 하는게 국룰이다. 수육소짜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남북면옥 (강원 인제군 인제읍 인제로178번길 24)
시원한 내린천 와인딩 코스를 갈 때 항상 들르는 식당이다. 막국수와 수육이 일품으로 가성비가 좋을 뿐 아니라 수육의 경우 1인분이 아직도 1만원으로 저렴하다. 솔로 라이딩을 할 때 막국수+수육 소짜를 주문 하면 딱 좋다.

유천막국수 본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만과봉길 58)
강릉으로 떠날 때 진고개를 넘기 전에 있는 식당이다. 더운 여름에 쉬어 가기 좋은 막국수집이다. 가성비도 좋지만 가성비를 떠나서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메밀물막국수, 수육 그리고 꿩만두국을 추천한다. 
 
by.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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