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에주의 초기
리에주는 스페인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이다. 1934년 Luis Riera Carre(루이스 리에라 카레)와 Juanola Farres(주아놀라 파레스)라는 젊은 두 사업가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다. ‘리에주’라는 브랜드 네임 역시 여느 유럽의 초기 브랜드들처럼 두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젊고 도전 정신으로 똘똘 뭉쳤던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공장을 짓기 위해 땅을 매입하여, 계획을 이루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1936년 군부가 반란을 일으켜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면서, 공화당 정부는 내전이 치러지는 동안 리에주의 공장을 압수하여 이 시설을 군대의 트럭 센터로 사용하는 군부 시설로 바꾸었다.
리에주가 처음부터 모터사이클 제조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다. 전쟁이 끝난 후 두 사업가는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회사를 다시 설립하고, 에포리움과 마라톤이라는 최초의 리에주 자전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약 35명의 직원이 일주일에 약 30대의 자전거를 생산할 수 있었다.
1945년, 리에주 최초의 모패드 ‘No.1’
1945년 리에주의 첫 번째 모터사이클은 프랑스 세르와 엔진이 장착된 자전거 형태(모패드)의 38cc 4T 엔진으로 뒷바퀴로 직접 변속이 되는 2단 변속 모델로 시속 약 40km의 속도를 내는 모델로 ‘No.1’이라고 불렸다. No.1은 크롬 휘발유 탱크를 장착하고 수작업으로 용접하고 니스칠을 하면서 ‘롤스-로이스’처럼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우수한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1945년 생산한 No.1을 기반으로 1949년 리에주의 No.2 모델이 제작되었다. 4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리에주는 발전했고, No.2 모델의 모터는 기어 변속과 함께 클러치에 작은 프랑스산 50cc 4T 독립 트랜스미션 엔진을 연결하였다. 이후 No.3는 1951년에 출시 되었고, 1952년에는 No.4로 발전하면서 미학적인 변화까지 꾀하고 있었다. 그들의 발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고, 리에주는 엔진 어셈블리를 완성하여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기능을 디자인에 통합하기 위한 노력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1950년에서 1955년 사이에 21개가 넘는 프로토타입이 생산되었으며, 회사는 첨단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953년, 최초의 100% 리에주 모터사이클
1953년 드디어 자전거 형식의 모패드가 아닌 전통적인 형태의 175cc 모터사이클이 탄생했다. 검은색 차체의 프레임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금색 선으로 마감처리를 한 외장재, 유압식 텔레스코픽 프론트 포크 및 유압식 업소버가 있는 진동식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당시 리에주에는 이런 유형의 엔진에 대한 노하우가 거의 없었고, 엔진을 자체 제조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엔진 공급 업체인 AMC와 FITA와 파트너쉽을 맺어 1953년에서 1961년 사이에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리에주175cc’ 모델은 회사의 명성을 떨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79년, ‘마라톤’의 성공
리에주가 성장함에 따라 계속 새로운 고급 모델을 출시해 왔지만, 이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모터사이클 중 하나가 바로 1979년에 출시된 50cc와 75cc의 ‘마라톤’이다. 같은 해에 열린 바르셀로나 전시회에서 ‘마라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리에주는 향후 회사가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는 직감을 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85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같은 전시회에서 리에주는 ‘마라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모델인 ‘스프린트(Sprint)’를 선보였다. 그해 ‘엔듀로 월드 챔피언쉽’에서 2위를 차지한 리에주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권위 있는 ‘실버 플레이트’를 수여 받게 되면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1987년 리에주의 총 생산량은 8,000대에 이르렀고, 1990년에는 15,000대의 모터사이클이 판매되면서 단연 스페인 수동 변속기 모터사이클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다양한 시도
1992년 리에주의 회사 창립 50주년을 기념으로 리에주는 자동 혼합 스쿠터 엔진이 장착된 오토매틱 모패드 ‘뉴 윈디’를 출시했고, 1993년에는 또 다른 리에주의 유명한 모델인 ‘드라크(DRAC)’가 탄생했다. 1994년 리에주는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여 파리 전시회에 참석하면서 프랑스로 수출을 시작하게 되었고, 유럽 내에서 리에주의 명성은 빠르게 전파되었다. 1995년에는 바르셀로나 전시회에서 리에주의 첫 번째 스쿠터인 ‘First’를 발표했는데, 이 스쿠터는 이탈리아의 제조업체인 말라구티가 제조한 ‘F-12’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판매하였으나, 국외 시장에서 리에주 스쿠터를 판매하는 것에 말라구티와 이해가 상충 되어 리에주의 첫 스쿠터는 대량 생산되지 않고, 중단되기도 했다. 1996년에는 스포츠 모델인 ‘RS-1’을 출시하면서 ‘작은 레이싱 머신’으로 불렸고, 또 다른 성공의 시작이 되었다. 1998년에는 클래식 자전거 조립 라인이 재건되었고, 청소년을 위한 오프로드 모델인 ‘MX50’을 출시하면서 젊고 어린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군을 확장 시켰다.
밀레니얼 시대 : Built for Adventure
2000년에 들어서 리에주는 수출량을 늘려 연간 총 생산량의 40%를 수출했고, 2007년에는 생산량도 같이 증가하면서 70%로 수출량이 늘어났다. 이러한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리에주는 상공회의소로부터 수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에주의 슬로건인 ‘Built for Adventure’에 걸맞게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 소비자들의 욕구에 충족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특히나 오프로드나 엔듀로, 트라이얼의 접점에서 보다 안전하고 다이나믹한 재미를 주기 위해 여러 모험을 했고, 그러면서 ‘탱고 125cc’라는 새로운 차량 컨셉을 도입하기도 했고, 이후에도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76년의 시간
1934년을 시작으로 2020년이 된 지금까지 리에주는 각 시대가 요구하는 이데올로기에 영리하게 안착하여 다양한 시도와 모험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자전거를 시작으로 모패드를 거쳐 모터사이클의 형태를 완성한 후 오프로드 시장과 스포츠, 스쿠터, 산악 자전거, 전기 바이크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민하게 대처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 시장에서는 리에주를 만날 수 없지만, 모빌리티 부문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있는 76년의 그들의 역사에 또 어떤 역사를 쓸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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