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하는 화천 평화의 댐

관리자 입력 2021.08.11 14:15 조회수 1,645 0 프린트
 
이제 여름이다. 더욱이 요즈음의 날씨는 잦은 소나기에 더불어 습하고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로 장거리 라이딩을 나서려는 라이더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은 나름 대한민국의 북단에 위치해서 상대적으로는 서울보다 덜 더운 화천 평화의 댐까지의 여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평화의 댐

감성 바이크 라이딩에 제격인 평화의 댐 코스
평화의 댐까지의 여정은 여러가지의 루트가 있지만 서울 기준 대략 350km 내외의 코스들의 대부분이고 굽이굽이길이 많은 코스로 빠른 속도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오가는 여정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때 더 즐거운 코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코스는 고속형 바이크들보다는 클래식 바이크나 할리데이비슨 같은 감성 바이크들에게 매우 적합한 코스다. 많은 라이더분들에게 평화의댐은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게는 이 댐은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지은 댐으로 기억된다. 88올림픽을 전후해서 지어지기 시작한 댐으로 규모는 엄청나게 크지만 그 목적이 북한의 금강산 댐의 수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한동안 텔레비전에서 63빌딩이 침수되는 영상을 방영하는 것을 비롯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주머니를 털어갔던 기억이 남아있어 아무튼 내게는 그다지 기억하고 싶은 댐은 아니었다.   
 
유포리 막국수

와인딩 코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평화의 댐 - 물문화관    
하지만, 자동차로 한참 와인딩 코스를 찾아다니던 때 호기심으로 들려본 후 자동차로 또 바이크로 자주 찾아오곤 하는 곳이다. 이 코스는 시작인 해산 휴게실부터 평화의 댐 물문화관까지만 해도 대략 100여개의 크고 작은 코너가 있고 물문화관에서 양구군청까지 또 대략 50여개의 코너가 있는 그야말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물문화관 내에 있는 카페테리아 및 매점도 최근에는 휴업 중인 점은 아쉽다.군 생활을 양구나 화천에서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인근은 그다지 맛집으로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이유는 아마도 군 장병들과 그들을 면회 온 부모 또는 지인들이 주요 고객이고 이들은 굳이 맛집이 아니어도 이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는 식사는 식당의 선택지가 많은 춘천에서 하고 느긋하게 화천으로 떠나는 일정을 추천한다.
 
느랏재

가락재 터널에서 평화의 댐까지
오늘의 여정은 가락재 터널, 느랏재 터널을 거쳐서 춘천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배후령을 넘어서 양구군청부터 시작해서 평화의 댐 코스를 반대로 도는 여정으로 정했다. 나는 이 코스가 은근 할리데이비슨에게 잘 맞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다만, 평화의 댐 코스는 중간에 주유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으니 춘천 정도에서는 마지막 주유를 하는 것이 좋다. 지금 타고 있는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는 투어링 계열이라 한번 주유로 400km 정도까지는 걱정 없이 탈 수 있어 주유에 대한 부담이 없지만 예전에 타던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은 작은 연료통으로 살짝 부담이 있었으니 참고하시라.
 
평화의 댐

주변 풍경 감상과 느긋한 라이딩
이 코스는 차량도 적고 코너가 깊어서 빠른 속도를 내기에 좋은 곳이 아니기에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자동차 엔진처럼 천천히 돌면서도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할리데이비슨 빅트윈 엔진의 감성을 느끼면서 바람에 몸을 공랭(?)으로 식혀가며 달리다 보면 더위도 잊게 된다. 더욱이 예전에는 평화의 댐 코스 중간 중간에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았지만 최근 새로 포장을 마쳐 깔끔한 와인딩 코스가 되었으니 라이딩의 즐거움을 방해할 요소들이 거의 없다. 물문화관에서 잠시 휴식하고 해산 휴게소 쪽으로 다시 100여개의 굽이를 돌아내려오면 오늘의 여정은 거의 끝난다. 복귀 코스는 최대한 단순하고 안전하고 빠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체력안배에도 좋고 혹여 중간에 소나기가 오더라도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다.
 
월송카페

 
월송카페

춘천 길목에 자리 잡은 신상 카페 월송베이커리
아무리 신속하게 복귀한다고 해도 한번에 서울까지 오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오늘은 월송베이커리카페에 들렸다. 춘천을 오가는 길에 얼결에 발견한 베이커리 카페인 이곳은 최근에 오픈한 신상 카페로 5천평에 달하는 매우 넓고 잘 관리된 정원을 가지고 있어서 한시간 정도 쉬어가기에 좋다. 이렇게 집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 약 370km의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여름의 후덥지근한 날씨는 라이더들을 지치게 만들지만 그래도 막상 떠나면 즐거운 것이 바이크 투어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는 거리는 좀 멀지만 서핑으로 잘 알려진 강원도 양양으로의 투어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추천 장소]

1. 토담숯불닭갈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662): 춘천에서 숯불닭갈비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식당이다. 구리 불판과 좋은 숯으로 구워내는 닭갈비는 간도 적당하다.  철판닭갈비구이로 유명한 통나무집에서 토담 바로 앞에 숯불닭갈비집을 내어 경쟁이 심해졌지만 숯불 구이의 노하우는 이집이 조금 우위에 있고 무엇보다 간이 잘 맞는다.  두 집을 비교하며 먹어보는 것도 재미다.

2. 유포리막국수 (춘천시 신북읍 맥국2길 123): 춘천의 전통 있는 막국수집이다.  투박한 강원도식 막국수를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집으로 편육과 촌두부, 감자전을 비롯한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좋다.  다만, 주차장에 작은 자갈들이 깔려있어 주차 위치를 잘 선정하지 않으면 제꿍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3. 월송유로베이커리앤로스터리 (춘천시 서면 경춘로 349-1): 올해 오픈한 신상 카페다. 카페가 위치한 곳은 수도권에서 춘천을 가는 경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위치다.  예전에는 이곳이 휴게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인지 폐업하고 베이커리카페가 되었다.  휴게소였기 때문인지 무려 5천평에 달하는 잘 조성된 마당을 가지고 있다.  카페와 베이커리에도 보통 카페에서 사용하지 않는 고급 원두를 사용하고 베이커리에는 최고급 오븐을 사용하는 등 양보다는 질에서 세심함을 보이는 곳이다. 커피의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커피를 좋아하고 고급 원두의 차이를 아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며 한시간 정도 느긋하게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휴식하기 원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4. 이디야커피 춘천의암호점 (춘천시 서면 박사로 734): 춘천으로 가는 북한강변에 위치한 이디야 커피체인점이다.  이곳의 최대 장점은 멋진 경치를 가진 북한강변에 위치하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가진 이디야 커피를 그 가격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점이다. 1층에서 주문하고 아래층 야외테이블로 내려가서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는 라이딩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넉넉하다. 

5. 평화의댐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수공 위협과 이에 따른 ‘서울 물바다론’을 집중보도하는 등의 과장으로 국민모금운동을 벌여 지은 댐이다. 목적이 북한 금강산 댐의 수공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건설된 수공 방어용 댐이라 일반적인 댐이 가지는 수문이 없으며 발전 기능도 없다. 댐 주변에는 ‘세계 평화의 종 공원’ 등 관광을 위한 시설도 갖추어져 있으며 최전방에 위치한 만큼 자연경관이 잘 유지되어 간혹 사슴 또는 고라니를 공원에서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황당한 부분이 있지만 라이더들에게는 좋은 라이딩 코스로서의 쓸모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몸을 바람에 식히며 느긋하게 달리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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