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할리데이비슨과 떠나는 남도 투어 5편

관리자 입력 2021.07.02 09:41 조회수 1,386 0 프린트
라타르타

지난 4편까지 서울에서 출발해서 서해안과 남해안, 그리고 부산을 거쳐 강릉까지의 여정을 소개하였다.  이제는 서울로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강릉에서 숙소로 잡은 스카이베이 호텔은 인피니티풀이 유명한지라 아침에 체크아웃 하기 전에도 한번 다녀오고 나니 노곤하다.  바람이 좀 불고 아침이라 쌀쌀했지만 풀장은 거의 자쿠지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수온이 높아서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이번 숙소는 성공적이다.
 
내란천

이제 서울까지 가는 코스를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일부터는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의 일정에 너무 욕심을 내면 내일이 피곤해지니 체력과 코스의 균형을 잘 따져봐야 한다.  나는 코스를 잡을 때 보통 점심식사를 할 만한 곳을 먼저 정해두고 그 식당까지의 루트를 조정하곤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식당을 정해두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코스는 평창에서 아점(?)을 먹고, 내린천을 돌아 춘천에서 닭갈비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인근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다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복귀하는 것으로 잡았다.
 
내린천

이렇게 하면 강릉에서 서울까지 대략 330~350km의 거리로 순수 라이딩 시간은 7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중간에 내키는 대로 좀 더 쉬다가 복귀해도 퇴근시간 이전에는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4박5일간의 여행의 마지막을 막히는 도로에서 허비할 일은 없다.

이번 숙소는 조식을 포함하지 않았기에 도넛으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 출발하였다.  평창까지 가는 길도 오대산국립공원을 통과하는 길이기에 은근 풍광이 좋은 길이다.  1시간 남짓 달려 유천막국수에 11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다.  강원도에는 정말 많은 막국수 명가(?)들이 있지만 이 집도 결코 빠지지 않는 식당이다.  개인적으로는 메밀물막국수에 수육, 메밀전병이 좋았던 집인데 혼자 갔으니 살짝 고민이 되긴 하지만 자주 오는 식당도 아니니 냅다 물막국수에 수육을 주문했다.  참고로 이집은 수육의 양이 가격에 비해 푸짐하기 때문에 대식가가 아니라면 메밀전병과 막국수를 주문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유천 메밀전병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느긋하게 내린천으로 떠난다. 복귀코스를 속초까지 해안도로를 타고 오지 않고 내륙으로 들어선 이유는 바로 평창에서 계방산을 거쳐 내린천과 양구를 지나 춘천으로 들어가는 코스가 좋기 때문이다.  이 코스는 적당한 와인딩 로드와 주변을 감싼 멋진 산세를 감상하며 할리데이비슨의 묵직함을 느끼면서 느긋하게 달리기에 좋은 길이다.   주변 경관에 취해 3시간여를 달리면 춘천으로 들어서게 된다.
 
통나무집

춘천까지 오면 사실 집에 거의 다 온 푸근한 기분과 여유가 생기곤 한다.  이제 거리로는 대략 1백km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춘천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3시 정도였으니 늦은 점심을 먹기에도 적당한 시간이다.   늦은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으면 좋은 점은 유명하다는 맛집들도 웨이팅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점을 워낙 든든하게 먹어서인지 막국수와 닭갈비를 다 먹기는 그렇고 막국수는 이미 아점으로 먹었기에 이번에는 닭갈비를 먹기로 하였다.   춘천에는 모두 아시다시피 유명한 닭갈비집들이 즐비하다.  이 식당들 중에 나는 철판구이는 통나무집, 숯불구이는 토담으로 가곤 했는데 최근에 통나무집에서 숯불구이를 하는 분점을 토담 바로 앞에 냈기에 가보기로 하였다.
 
라타르타

식사는 단촐하게 소금구이와 고추장구이를 하나씩 주문했다.  만족스런 점심을 마치고 나니 이제는 햇볕 아래에서 좀 늘어져 있고 싶은 생각이 들어 가까운 구봉산 정상에 있는 카페 라타르타로 냅다 이동하였다.  이 카페의 장점은 널찍한 마당에 듬성듬성 자리잡은 야외테이블에서 느긋하게 휴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1시간쯤 휴식하면서 쌓인 피로를 풀고 나니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서울로 복귀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춘천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멋진 코스가 많지만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냅다 서울로 복귀하는 최단코스로 팔당대교를 건너 복귀하였다.   
 
라타르타

이렇게 4박5일간의 서해, 남해, 동해를 아우르는 긴 여정이 마무리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한번씩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박투어를 다녀오면 그 기억이 오래 남고, 당일치기와는 다른 묘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몇 달에 한번씩 이렇게 떠나곤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5일 정도 자리를 자주 비우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다음 편은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 장소]

1. 유천막국수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유천리 747-31): 메밀 물막국수와 수육, 메밀전병 모두 수준급인 식당이다.  개인적으로는 먹어 본 수육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음식들에 정성이 느껴지고 조미료로 맛을 낸 느낌이 아니라 정직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유일한 단점은 화장실로 웬만하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2. 통나무집 숯불닭갈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97-5): 소양강댐으로 가는 길에서 토담숯불닭갈비집과 마주보고 있는 식당이다.  원래 통나무집은 철판구이 닭갈비로 춘천에서 명성을 날리는 식당이지만 얼마 전에 숯불닭갈비로 유명한 토담 건너편에 토담과 같은 숯불닭갈비집을 냈다.  토담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1인분이 토담은 뼈 있는 닭갈비 2대인 반면, 통나무집은 뼈 없는 닭갈비 3대인 점과 토담은 뼈의 무게가 포함된 반면, 통나무집은 순살 무게이기 때문에 실제로 먹어보면 2인분이 3인분 느낌이다.  

3. 토담숯불닭갈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90-12): 역시 소양강댐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숯불닭갈비집이다.  간장, 고추장, 소금 닭갈비로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1시간여를 대기해야 할 정도로 먹어보기 위한 고충(?)이 큰 식당이다.  개인적으로는 철판구이에서 숯불닭갈비로 돌아서게 된 이유가 이 식당 때문이었다.  통나무집 대비 장점은 숯불구이 양념을 더 오래 경험했기 때문인지 간이 조금 더 잘 맞는다.

4. 라타르타 (강원 춘천 동면 만천리 340-65): 구봉산 정상에 위치한 카페들 가운데 하나다.  예전에는 닭갈비집이었으나 사업이 잘 되지않아 카페로 변신하여 성공한 곳이다.   넓은 야외마당을 가지고 있고, 테이블들을 여유롭게 배치해 코로나 시대에 자동적으로 사회적거리두기가 될 수 있는 여유로운 구성을 가진 것이 장점이다.   타르트와 커피가 주메뉴로 식후에 춘천 시내를 조망하며 커피 한잔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5. 크래머리 브루어리 (경기 가평군 상면 덕현리 391-12): 춘천에서 서울로 복귀하는 코스 주변에 있는 수제맥주 브루어리로 ‘19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받은 실력있는 브루어리다.  크래머리는 양조장으로서 신선한 생맥주와 다이닝을 함께 제공한다.  라이더로서 음주라이딩을 할 수는 없기에 맥주는 포장으로 가져와야 하는 점이 아쉽다.   이번 여행에서는 다행히 길이 막히지 않았지만, 장거리 투어 복귀 중에 도로가 막힌다면 크래머리에서 라거버거와 커피 한잔을 하며 휴식하다 러시아워가 끝난 후에 복귀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크래머리의 발리와인이 가장 인상 깊었던 맥주지만 다른 맥주들도 모두 빠지지 않는 맛이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