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할리데이비슨과 떠나는 남도 투어 2편

관리자 입력 2021.07.02 09:39 조회수 1,500 0 프린트
 
지난 1편에서는 서울에서 목포까지의 여정을 소개 해 보았다.  이번에는 남도투어의 매력이자 우리나라가 3면의 서로 다른 바다를 가진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남해로의 여정에 대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거의 11시간에 가까운 첫날의 라이딩은 비록 느긋하게 달렸다고 하더라도 이튿날에는 지난 투어의 여독이 남을 수 밖에 없기에 무리한 일정 보다는 유유자적 경치를 즐기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투어를 추천해 본다.  
 
솔비치진도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를 따라 목포까지 왔다면 이제부터는 수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평온하고 아름다운 남해를 따라 여수까지 달리는 코스가 350km 내외의 거리로 크게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좋은 풍광과 묵직하게 땅을 누르면서 달리는 할리데이비슨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남도 투어가 동해안 투어와 크게 다른 점은 동해안은 웬만하면 해안도로가 계속 이어지지만, 남해안은 다도해의 성격을 가지므로 해안선이 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작정 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막다른 길을 만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문명의 이기인 네비게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솔비치진도

그렇다고 냅다 여수까지 달려가서는 시간은 많이 단축되겠지만 남도 여행을 온 의미가 퇴색되기에 남도의 보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진도를 한번 둘러보고 77번 국도를 따라 완도와 보성녹차밭을 지나 순천을 거쳐서 여수로 들어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 앞의 해남 우수영을 통과해 들어가는 진도는 국민 모두의 가슴에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은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있는 팽목항이 위치한 섬이기도 하지만, 운림산방을 비롯하여 강릉 정동진의 헌화로를 연상시키는 해안도로와 신비한바닷길, 솔비치 진도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코스를 가진 곳으로 남도까지 왔다면 한번 쯤은 들려 볼 만 하다.
 
보성녹차밭

완도를 거쳐 보성녹차밭으로 가는 길도 우리나라의 시닉로드라는 77번 국도가 섞여있는 코스로 빠른 고속주행보다 유유자적하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릴 때 가장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이기에 할리데이비슨을 비롯한 아메리칸 바이크를 탄다면 더욱 추천하는 코스다.  무엇보다 이 코스는 차량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인생샷을 얻기에 좋은 풍광을 많이 간직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보성녹차밭은 이미 자동차로 다녀오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강릉 안반데기의 녹차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랭지 채소를 경작하는 안반데기와 달리 보성녹차밭은 말 그대로 녹차밭이기에 안반데기보다는 정갈하고 안반데기와 확연히 다른 기분 좋은 피톤치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제 보성녹차밭에서 녹차아이스크림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나면 순천/광양으로 발길을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렇게 이동하면 목포를 기점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여 라이딩 시간 약 5시간과 점심 및 휴식시간 약 2시간반을 포함하여 대략 7~8시간 후인 3시반경에 순천에 도착하게 된다.
 
순천만국가정원

순천에 도착했다면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지나치기 힘들지만 순천만국가정원은 가을에 와야 제격이기에 이번에는 지나치는 것으로 하였다.  하지만, 가을이라면 수도권에서는 볼 수 없는 대규모로 구성된 다양한 꽃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곳이기에 꼭 한번 들려 볼 것을 추천한다.
 
삼대광양불고기

순천만국가정원을 포기했으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 이번에는 광양에 들려 광양불고기로 저녁을 든든히 해결하였다.  든든하게 먹고 나니 이제 숙소를 정할 시간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스마트폰 앱으로 숙소의 시설과 숙박비를 쉽게 비교검색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운림산방

개인적으로 나는 어느 정도 시간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여수에서 숙소를 잡지만, 저녁시간에나 여수에 도착할 수 있는 경우에는 굳이 무리해서 여수까지 내려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한 순천에서 잠을 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남우수영

이번 여행에서는 늦어도 5시까지는 여수에 도착이 가능해서 앱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던 엑스포역 인근의 한옥호텔 오동재를 예약하였다.  부지런히 달려 숙소에 짐을 풀고 주소록을 뒤적여 여수에 있는 지인을 불러내 오랜만에 가볍게 한잔을 기울이는 것은 장거리 여행의 또 다른 묘미다.  숙소로 돌아와 뜨뜻한 온돌바닥에 몸을 지지며 누우니 모든 피로가 한번에 사라진다. 
 
카페라피끄

자동차라면 이렇게 하루에 라이딩 시간만 6시간에 달하는 피곤한 투어를 쉽게 계획하지 않겠지만 모터사이클이라면 투어의 모든 이동시간을 또 다른 힐링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기에 오늘의 라이딩은 오히려 원기와 열정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할리데이비슨 투어링 계열인 로드글라이드는 주행풍을 줄여주는 페어링과 충분한 수납공간, 달리면서 다리를 다양한 위치에 둘 수 있는 풋보드를 가진 모델이라 피로도는 더욱 적었다.  이제 다음 편에는 여수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셋째 날의 여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 식당 및 들를 만한 곳
  1. 목포 영해복집 (전남 목포시 행복동 1가 1-7): 목포는 아침식사를 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조선쫄복탕과 더불어 전날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이집의 복지리는 추천할 만 하다. 많은 복집이 콩나물국인지 복국인지 헷갈리게 하지만 영해복집은 참복을 주로 쓰면서도 분명하게 복지리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복어살이 충분히 들어있다.  가격은 1인분에 1.9만원이라 좀 비싼 듯 싶지만 상을 받아보면 그 가격이 오히려 싸다는 생각이 드는 집이다.  단, 1인분은 주문이 되지 않는다. 솔투인 경우에는 지난 1편에서 추천한 조선쫄복탕을 추천한다.
 
  1. 해남 우수영국민관광지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1021): 명량대첩의 일등공신(?) 울돌목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으로 거북선 모형을 비롯한 이순신 장군을 기념하는 관광지다.  전체를 다 꼼꼼히 둘러보기 보다는 명량대첩 기념관을 한번 돌아보고 매표소 앞에 있는 울돌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사 들고 울돌목을 바라보며 앉아 마시는 여유를 누리기에 좋은 곳이다. 
 
  1. 고흥 도라지식당 (전남 고흥군 고흥읍 서문리 219-11): 상당히 허름한 식당이지만 내공이 있는 식당이다.  노랑가오리를 맛보고 싶다면 특히 추천하는 집으로 친절한 사장님이 썰어내 주는 노랑가오리와 애를 맛보면 그 맛을 잊기 어려울 것이다.  노랑가오리는 고급어종으로 크게 자라면 몸길이 2m까지 자라며 생긴 모양은 일반 가오리와 비슷하지만 크기와 맛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집에서는 노랑가오리 회를 주문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단, 음식의 맛보다 깔끔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중시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1. 보성 대한다원녹차밭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287-1): 입구는 담양 죽녹원을 연상하게 하지만 좀 걸어 들어가면 광활한 녹차밭이 펼쳐지는 곳이다.  일단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슴이 푸르름으로 뻥 뚫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피톤치드를 받으며 걷다가 먹는 녹차아이스크림도 별미다.
 
  1. 광양 삼대광양불고기집 (전남 광양시 광양읍 칠성리 959-11): 광양불고기 특화거리에 자리한 유명맛집이라 오히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의 광양불고기가 100g에 3.5만원 정도의 납득이 안가는 가격인데 반해 이집은 180g에 2.4만원으로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맛과 양을 가지고 있다.  광양의 다른 광양불고기집과 다른 점이라면 숯불의 상태가 좋다.  1인분은 주문이 되지 않지만 불고기 1인분은 어차피 부족하지 않은가.  2인분 시키면 된다.
 
  1. 진도 운림산방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61): 조선후기 화가 허유가 만년에 기거하던 화실이다.  양반 개인의 화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운림산방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정원과 연못을 가지고 있지만, 운림산방까지의 도로가 적당한 와인딩로드이면서 차량통행이 적어서 호젓하고 느긋하게 경치를 즐기며 달리기 좋기에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서 쭈욱 달리면 신비한바닷길을 지나 솔비치 진도로 연결된다.
 
  1. 카페라피끄 (전남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1584): 여수 예술랜드 리조트 안에 있는 대형 카페다.  멋진 오션 뷰를 가지고 있고 그 프리미엄이 고스란히 음식료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만 그래도 한번 방문은 해 볼 만 한 곳이다.  음료의 맛이 특별하지는 않으니 굳이 비싼 음료보다는 적당한 음료를 가지고 바다 뷰에 앉아 뷰를 오롯이 감상하는 것이 최선이다.
 
  1. 사철횟집 (전남 여수시 만흥동 70): 만성리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어 오션 뷰를 감상하며 친구와 한잔하기 좋은 식당이다.  가격은 특별히 싼 것은 아니고, 밑반찬이 다양하지도 않지만 횟집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 질이 좋고 양도 결코 섭섭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바닷가를 선호한다면 추천하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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